그러나 버스노선 개편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노선 변경에 대한 시민 만족도도 오르기 시작했다. 지하철과 버스, 마을버스의 환승제로 자가용을 두고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서서히 많아졌다. 이에 본보는 대전시의 시내버스 노선 개편 후 1년이 지난 현재 시내버스 노선개편으로 시민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 지 알아보고 앞으로 남은 과제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대전역을 가냐, 안가냐? 그럼 몇 번차가 가냐?'며 버스 운전기사와 실랑이를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원도심 상인들은 노선 개편으로 중앙로를 지나는 버스가 절반이나 줄어 손님이 뜸해졌다며 시내버스 노선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거리마다 내걸기도 했다.
56년만에 이뤄진 시내버스 노선개편의 시작은 이렇게 진통을 겪으며 환영받지 못한 `미운 오리 새끼'였다. 그러나 이후 시는 지속적인 현장 확인과 차량 탑승 점검을 통해 지난 2월과 4월 두차례에 걸친 노선 조정을 단행한데 이어, 80개 정류소의 위치를 조정했다. 30개소의 정류소가 추가 설치되면서 환승 이동거리도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개편 초기 45%까지 떨어졌던 만족도는 지난 10월 말 현재 83%로 크게 올랐다. 이는 노선 개편전의 만족도 59%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시내버스 관련한 민원도 개편 직후에는 노선 조정이 가장 많았으나 배차간격 축소나 정류소 개선 등이 많아지면서 지난 달에는 기사 친절에 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
`미운오리 새끼'가 `백조'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후 시내버스 이용객은 개편전 35만9000명에서 개편후에는 38만9000명으로 8.3%나 증가했다.
▲대전을 방사형으로, 환승도 3회=큰 혼란과 반발을 무릅쓰고 대전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한 결정적 계기는 지난 2007년 6월 22일부터 11일간 계속된 시내버스 파업이다.
사상 초유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전반적인 버스개혁 요구가 폭발했고 이로인해 시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1년간 노선개편 용역에 착수했다. 개편된 노선안은 급행 2개 노선을 비롯해, 간선 28개, 지선 32개, 외곽 30개 노선으로 구성됐다. 장거리, 굴곡노선을 짧고 곧게 만들었으며, 중복노선을 축소하고,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마을버스간 연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요금 체계를 개선해 좌석버스제를 폐지한 후 무료 환승도 1회에서 3회로 확대했다.
이로인해 개편 후 시내버스와 지하철의 대중교통 승객은 하루 평균 4만5000명으로 개편 전에 비해 10.2% 증가했다.
좌석제 폐지로 시내버스의 경우 1일 평균 200만원이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대중교통 승객은 늘어나 도시철도가 600만원이 증가하면서 하루 평균 대중교통 수입은 200만원이 증가했다.
시는 사회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634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승객 1인당 13만 1000원의 효과다.
▲대중교통으로 회귀 승객도 늘어=`단돈 천원이면 대전 어디든 갈 수 있다'며 시작한 시내버스의 노선 개편과 환승제의 확대는 어느정도 효과를 얻고 있다.
계속된 유류가격 상승과 환승제 확대는 시민들이 자가용을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했다. 친절버스 기사제를 도입해 승하차 승객에게 인사를 하는 운전기사들이 늘면서 불편하고, 더러운 버스가 산뜻하고 편리한 서비스의 한 수단으로 자리잡은 것도 한 원인이다. 승·하차단말기에서 생성된 이동정보를 활용해 분기별로 노선 및 운행 대수 등을 조정한 것도 승객 유인에 도움이 됐다.
지난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운행하는 `성탄절 테마 시내버스' 역시 이러한 승객 창출의 한 요인으로 운영중이다. 급행 1번, 106번, 301번, 313번, 511번, 514번, 611번, 619번, 711번 등 9개 노선, 18대에서 운영하는 성탄테마버스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 등 장식물이 꾸며졌다. 운수종사자는 산타복을 착용하고 운행해 승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앞으로 시는 대학이나 공단, 연구단지와 연계해 통근·통학 맞춤형 노선을 운영하고, 백화점이나 시장, 병원과 연계한 쇼핑·의료 맞춤형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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