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적 요인으로는 충청권을 대표할 만한 이른바 `스타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느 공직의 인사든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기 마련임을 감안할 때 가장 현실적인 주장이다.
특히 중앙무대에서 이뤄지는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는 정치인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전날까지 승진자로 유력했더라도 발표 당일 뒤집어 질 수 있는 게 경찰 고위직 인사”라며 “같은 값이면 든든한 배경이 있는 사람이 결국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인사철만 되면 `누구는 청와대 줄을 잡았다', `누구는 중진 국회의원 도움을 받았다'라는 식으로 뒷말이 나오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점에서 충청권 경찰은 비빌 언덕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충청권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총경으로 경찰 제복을 벗은 한상익 대전·충남 경우회장은 “충청권 경찰이 능력 면에서 수도권과 영호남에 뒤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다만, 여기에 플러스 알파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항상 홀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역 각계의 힘을 모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을 배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적으로는 충청권 경찰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또는 국내 연수 등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을 개발, 스스로 주가를 높일 수 있는 대로 높여 놓는 일도 빼놓아선 안 된다. 중부경찰서에 근무하던 A 경정이 올 초 서울 형사정책연구원으로 B 경감이 해외 유학길이 오르며 `스펙'쌓기에 나선 것이 좋은 예다.
경찰 내 유력 인사가 충청권에서 근무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고위직 승진은 서울 근무자들이 독차지한다는 인식을 전환토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방 경찰 홀대는 비단 충청권만의 일은 아니어서 고위직 인사 시 지방청 근무자 가운데 일정비율을 발탁 가능하게 하는 제도 도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끝>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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