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DMB 운전' 교통사고의 적

[발언대]김상현 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계

최근 내비게이션과 함께 차량용 DMB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이로 인한 교통사고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얼마전 저녁 술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택시기사가 운전을 하면서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로 TV 오락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택시는 급정거를 했고 결국 신호대기 중이던 앞차를 추돌하고 말았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자칫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최근들어 DMB 운전족이 부쩍 늘었고 교통사고를 부르는 주적(主敵)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2005년 이후 차량용 DMB는 607만대 가량 보급돼 등록차량대수로 환산하면 3대당 1대꼴로 장착돼 있다고 한다. 또 DMB 시청은 면허취소기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1% 상태의 운전보다도 위험하고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떨어뜨린다는게 한국전파진흥협회와 도로교통공단의 연구결과다.

이런 현실이지만 교통경찰이나 지구대 직원들이 현장에서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이나 DMB 시청을 단속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운전자가 강력하게 부인하거나 항변하게 되면 현 실정법 체계로는 단속할 마땅한 법적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일본, 유럽 등 외국에서는 운전자의 주행 중 영상장치 시청에 대한 규제가 폭넓게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법적 규제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운전을 하는 개개인은 나의 작은 실수가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이나 DMB 시청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