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 대학은 입시철이기도 한데 최근 몇 년간의 입시상황을 보면 미술대학의 입시도 편식현상이 심화되어 점차 누적되는 인력의 과잉편중을 보면서 근심이 앞서기도 한다.
미술대학 진학예정자의 70~80%내외 정도가 디자인계열로, 10~30% 내외가 순수미술분야로 진로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으로 최근 몇 년간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금년부터 미미하게나마 순수미술분야에 지원증가현상이 나타남은 편식에서 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의미에서 반가운 현상으로 보여 진다.
자칫 편중되어 과잉 생산되는 우수인력은 졸업 후 이들이 진출해야할 분야에 있어서는 개인의 경쟁력이 마음껏 펼쳐지기가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 듯 하다.
어느 사이에 대학이라는 곳이 순수학문을 탐구하고 이를 연구하는 교육기관에서 취업과 관련되어 어느 곳이 더 유리한지를 먼저 판단하는 취업준비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듯 하다.
기초학문분야, 순수예술분야, 그리고 우리의 전통적인 미술분야 등에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경쟁력을 요구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정책적으로 이를 지원, 육성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우리의 전통미술분야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배려, 그리고 장기적으로 육성되어야할 문화예술적 가치의 인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를 향해 우리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홍보하고 기획하고 선보이는 우수한 창작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미술교육에 대한 문제 인식이다.
현재 우리의 교육현실은 지나친 편식을 강요하는 측면이 강해져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모든 학생들을 개인의 능력과 관심, 다양한 재능적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짜여진 프로그램에 편식을 요구하는 것은 잠재된 능력개발에 뒤떨어지는 형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미술교육은 집중이수 등을 통해 단기간에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시간을 갖고 이슬비에 옷이 젖어 들 듯 미적체험활동을 통해 생활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정서적인 안정, 삶의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지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느 시골학교의 중학교 미술선생님은 일주일에 인근학교 2~3곳을 순회하여 교육을 하기도 하고 다른 교과목 수업을 담당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 미술교육의 현실이 되어 가고 있으며 미술교사 채용인원도 해마다 줄어 이제는 미술교육과를 졸업해도 미술교사가 되는 임용고사에 합격하기에는 너무나도 멀고 힘든 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미술시간이 축소되고 이를 집중이수라 하여 한 학기에 몰아서 교육하는 예능과목의 수업이 과연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문화예술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선진강대국으로 세계를 주도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의 미술교육이 좀 더 발전된 형태로 초·중·고의 수업에 반영되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세계를 향해 우리의 문화예술에 꽃이 이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나게 될 매화 향기처럼 피어올라 우리들의 마음에 담겨져 나오는 그날을 생각하며 오늘도 보는 이 없어도 묵묵히 자신의 미적토양을 가꾸어 내는 우리지역의 미술인에게 잔잔한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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