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메시아'의 잊혀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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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 `메시아'의 잊혀진 의미

[기고]한동운 목원대 음악대 강사.음악학

  • 승인 2009-12-29 00:00
  • 신문게재 2009-12-30 10면
  • 한동운 목원대 음악대 강사.음악학한동운 목원대 음악대 강사.음악학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derich Handel, 1685~1759)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그의 작품 중 최고 작품으로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평가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헨델의 `메시아'는 어떤 의미일까? 헨델의 `메시아'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 온다. 첫 번째는 종교음악의 의미이고, 두 번째는 예술음악의 의미이다.

▲ 한동운 목원대 음악대 강사.음악학
▲ 한동운 목원대 음악대 강사.음악학
`메시아'의 종교음악적 의미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연주되는 기독교적인 신앙 체험에서 나타난다. 이는 헨델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헨델은 <메시아>를 런던에서 1741년, 여름 동안 작곡하였다. 이 작품을 작곡하기 전, 1737년에 헨델은 육체적 병마, 즉 뇌졸중에 의한 일시적인 오른손의 마비와 난시로 고통의 시기를 보낸다. 건강이 회복된 이후, 그 동안 오페라와 궁정의 의식 음악 작곡에 주력해 오던 그는 종교음악, 오라토리오 작곡에 집중한다. 이 시기에 작곡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메시아'이다.

물론 헨델이 오라토리오를 작곡 했던 당대의 음악계는 가장 대중적인 장르였던 이탈리아 오페라가 청중과 소원해 지는 상황이었다. 헨델이 종교음악으로의 전향이 이러한 음악계의 변화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의 개인적인 심적 변화 역시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든 병마 앞에서 인간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의미인 예술음악으로서 메시아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청중은 헨델, `메시아'에서 청중은 기독교 신앙을 체험뿐 아니라, “예술을 위한 예술”의 한 형태로서 작품의 예술성에서 음악적 의미를 인식한다.

다시 말해, 청중은 선율의 아름다움, 독창, 합창단, 관현악의 하모니 등과 같은 음악적 측면에서 감상한다. 이러한 예술적 체험은 현대의 음악 청중의 일반적인 청취 경향이라 할 수 있다.

헨델은 어쩌면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통해 자신의 영혼의 “구원자”을 찾으려 했거나 체험했을 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청중 역시 영혼의“구원자”를 그의 작품을 통해 체험하기도 하며, 예술 작품으로 인식하는 청자 역시 헨델을 평가할 때 예술을 “구원한” 위대 예술가로 그려질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우리'보다는 `나' 자신의 내적 만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헨델은 휴머니즘을 실천한 인물이다. 이것은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 오라토리오는 헨델의 인류애를 실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이는 헨델이 종교음악 작곡에 주력하던 시기에 영국의 자선음악단체, 필하모닉 협회의 위촉으로 작곡한 `메시아'의 성격과 연관된다.

이 작품을 중심으로 지금의 사회복지시설인 보육원과 같은 성격의 파운들링 호스피털(Foundling Hospital)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선음악회(1750년경)를 개최하였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이 자선음악회는 그의 사후에도 계속 진행되었고, 사회에 큰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헨델은 동시대의 곤궁한 작곡가와 그의 가족을 보살폈으며, 죽기 전 자신의 재산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등 아낌없이 이웃과 함께 나누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크리스마스 시즌은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캐럴로 시작하여 헨델의 `메시아' 연주회를 통해 절정에 달한다. 지금도 수많은 성당과 연주회장에서 헨델의 `메시아'가 연주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250년경, 헨델이 `메시아'작품을 통해 자선음악회와 기부로 곤궁한 이웃과 함께 한 의미를 우리는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09년 12월 헨델의 `메시아'를 들으면서, 헨델의 `메시아'에 담긴 잊혀진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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