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열기 새해에도 계속된다

부동산 경매 열기 새해에도 계속된다

  • 승인 2009-12-28 00:00
  • 신문게재 2009-12-29 11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2009년 경매시장은 지난해 터진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매로 내몰린 물건들로 큰 장을 이뤘다. 양과 질적인 면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충분했고 한해동안 15조8000억원이라는 경매사상 최대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내년에도 경매 물건은 상당한 수준이 유지되는 매력있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의 잔재가 아직 경매시장에는 남아있는 이유다. 경매전문포털 지지옥션(www.ggi.co.kr)의 도움을 받아 내년도 경매시장에 대해서 분석해 봤다. <편집자 주>


● 2010년도 '큰장' 예고

▲ 가계대출금리 상승, 경매로 이어질 가능성 = 2010년 경매 물건의 양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계대출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42조 원이다. 한 해 만에 26조 원이 늘었고 매월 평균적으로 3~4조원씩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기 후 저금리 정책으로 자금이 풀리고 부동산 규제 완화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대출을 받아서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앞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다면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지난 봄 이후 상승기에 무리한 대출로 부동산을 구입한 층에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 층에겐 위기가 될 수 있다.

▲ 경매 대기중 물건 줄지 않아 =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 다음부터 경매 공고되고 입찰일자까지 6개월 전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일반인들이 접하는 경매물건은 공고가 난 이후의 것들이다. 경매 준비중인 경매물건을 ‘예정물건’이라 하며, 이것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면 내년도 경매물건을 예상할수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한 달에 9000건에서 1만건 가량이 경매개시결정이 나는 것으로 집계된다.

올 하반기 예정물건의 월별 추이가 큰 증가나 감소 없이 지속되는 것으로 볼때 경매법정에 등장하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물의 양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

다만 얼마나 빠르게 소진되고 적체되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경매진행건수가 달라질 수 있다. 경매시장은 경제상황에 긴밀히 영향을 받는 하위시장으로 금리, 경기회복, 물가 등에 따라 물건 증가, 감소할수 있다.

● 어디에 투자할까?

▲ 주거시설 = 주택 경매시장은 DTI의 확대 적용과 경기부진으로 2010년 초에는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봄부터는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한시적 완화 혜택이 내년말까지 취득한 주택에 한해 절세를 고려한 자산가들의 주택매입이 뒤따를 수 있다.

인기몰이를 할 투자처로는 수도권, 역세권에 입지한 소형아파트가 꼽힌다. 평균적인 주택 공급은 늘었지만 역세권의 소규모 주택은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또 대출규제로 자금동원이 얼마나 용이한가가 투자의 관건으로 소형아파트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경매시장에서 소형 아파트는 낙찰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소형 주택은 경매로 구입하는 것일 지라도 취득가를 낮추는 쪽보다는 상승에 대비한 선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 상업시설 =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이나 세금 규제 보다는 실물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부동산이다.

올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감정가 대비 40%수준에 머물던 낙찰가가 경기가 회복되면서 하반기부터는 50%대로 올랐다.

수도권의 상가는 2009년 초 낙찰가율 50%대로 출발해 60%를 넘는 수준으로 높아진 것만 봐도 경기와 상업시설의 연관성을 알 수 있다.

내년에는 실물경기가 비교적 호전될 것으로 보여 입지와 상권이 우수한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일부 살아날 전망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될 것을 감안해도 임대수익률이 기대되는 우량상가와 비우량 상가를 구분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

▲ 토지 = 부동산 불경기에 거래가 가장 위축되는 토지는 2009년에 최대 경매물량이 쏟아졌다. 한해 동안 토지 경매 진행건수가 10만 건 가까이 달해 전체 부동산의 1/3가량을 차지했다.

낙찰가율도 전년대비 10%p이상 낮아졌다. 경매물건은 많고 매수자는 적고 토지에 대한 응찰자들의 가치평가가 인색했던 한 해였다.

내년 경기 회복이 빨라진다면 침체기에 미뤄뒀던 토지 수요가 늘면서 가격 변동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재지주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2010년 말까지 유예되는 점을 이용, 호재가 있는 토지는 매수세가 뒤따를 수 있다.

개발제한 구역과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보금자리주택 주변, 토지 보상 인근 지역이 땅값 상승의 견인작용을 할 곳으로 꼽힌다. 2010년 토지경매시장은 혼조세가 예상된다.

토지거래허가지역이 대거 풀린 수도권은 낙찰 후 일반시장에서의 매각이 용이해져 수요가 증가하고 낙찰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방토지는 기업도시, 정부기관 이전 등 정부 추진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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