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 수가 3만 7000여 명에 달하는 거대 통신기업 KT는 지난 24일까지 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모두 5992명의 퇴직 인원을 확정했다. 이는 회사측이 당초 예상한 3000여 명 규모보다 두 배 가량 많은 것으로, 전체 직원의 6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
대전과 충남에서도 5개 각 부문별 사업단 소속 직원 2300여 명 중 15~20% 정도에 달하는 인원이 명퇴를 신청, 짐을 싸게 될 전망이다.
KT의 이 같은 명퇴 바람은 KTF와의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인적 구조조정이 향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이번 명퇴를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으로 퇴직하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KT는 조만간 최종 퇴직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며, 명단이 확정되면 이들은 31일자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들에게는 퇴직금으로 직급에 따라 1~2년치에 해당하는 임금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KT 직원들은 떠나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 모두 일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한 경우 한 부서에서 전체 인원의 절반 이상이 명퇴를 신청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KT의 한 직원은 “함께 일하던 동료 수십 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게 되다보니 사실상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KT는 이번 명퇴를 통한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직후 일부 조직 개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 구조조정에 맞춘 개편 필요성과 함께 올해 초 대대적 조직 개편 이후 제기된 효율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다.
구체적으로 지역에서는 연초 조직개편 과정에서 폐지된 본부 체계가 다시 도입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최소한 연초 조직개편 이전의 상황을 고려한 절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여진다.
KT관계자는 “연초 지역본부가 폐지된 이후 업무 효율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왔다”며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으나 지역 조직의 의견이 반영된 개편 작업이 다음달 15일쯤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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