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별'이라고 불리는 경무관. 별이 두 개면 치안감, 세 개면 치안정감, 치안 총수는 별이 네 개다. 이 말은 지방에서 근무해서는 경무관 이상 승진이 어렵다는 얘기다. 결코 허언(虛言)이 아니다.
총경 인사에서 극도로 홀대를 받는 충청권은 고위직 인사에서 철저히 무시를 당하고 있다.
서울 및 본청 등 서울권 근무자가 사실상 경무관 이상 승진을 독식하고 있으며 나머지를 영호남 등 타 지역이 나눠 먹고 있다.
지난 4년간 고위직 인사에서 충청권 근무자가 경무관, 치안감, 치안정감, 치안총감 등으로 승진한 사례가 전무하다.
이 기간에 경찰의 별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은 충청권밖에 없을 정도로 철저히 배제됐다.
국회 행안위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06~2009년까지 경무관 승진자 51명 가운데 47명이 본청과 서울청 소속이다.
지방 근무자 승진자 중에는 경기청 2명, 강원청 1명, 대구청 1명에 불과했다.
치안감, 치안정감 등 고위직으로 올라가도 충청권 인사는 승진자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
같은 기간 치안감 승진자 43명 중 33명이 본청과 서울청 소속이고 청와대 및 경찰대학 근무자 5명이 포함돼 있다. 지방에서는 경기 2명, 제주 1명, 인천 1명, 부산 1명씩이고 충청권은 없다.
그나마 지역별 안배가 지켜지는 치안정감 승진 인사에서도 충청권 인사는 철저히 소외돼 있다.
4년 동안 치안정감 승진자 17명 중에서는 서울 근무자를 제외하고 영남, 호남, 제주 근무자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었지만, 충청권은 승진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충청권 경찰관서에 근무하는 경찰은 어렵사리 총경 문을 뚫어도 더는 승진하기가 불가능하다.
2007년 충남청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A씨는 서울 근무를 자원, 현재 서울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충남청에서 근무해서는 경무관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전청 소속 B 총경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청 전입을 희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충청권 근무자가 경무관이 된 사례는 현재 정년퇴임 한 이종기씨가 지난 2004년께 충남청 정보과장에서 승진한 사례가 유일하다.
경찰 관계자는 “총경뿐만 아니라 경무관 이상 고위직 인사에서도 충청권이 늘 소외를 받아왔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역 각계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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