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창희 ETRI 기술전략본부장 |
특히, 금년 IT분야에서의 중요한 사건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간판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전자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니를 노트북과 LED TV 등의 분야에서 추월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 분야에서의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IT분야에서 그동안 기울여왔던 힘겨운 노력과 그에 따른 실적들이 속속 들어나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적 역할을 수행하였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돌이켜 보면 IT분야는 성장정체론과 성장동력으로서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보통신부의 해체에 따라 정책적 우선순위에서의 평가절하, IT인들의 소외론 등으로 많은 어려움들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기축년 한해동안 소처럼 우직한 힘으로 묵묵히 각 분야에서 노력해 온 결과 경제위기 돌파의 견인차적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쾌거를 거두게 되었다.
이러한 IT분야의 결집된 노력들은 이명박정부의 IT정책에 대한 인식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IT특보의 임명과 함께 지난 9월 개최되었던 ‘대한민국의 영원한 힘, IT Korea 미래전략’ 보고대회는 그동안 제시되었던 여러 정책들의 재탕이 아니냐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평가절하 되어왔던 IT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판단된다. 특히, 최근의 내년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운찬총리의 ‘IT정책 활성화’ 발언에 대한 이명박대통령의 무언의 긍정적 화답과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의 IT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 반응은 IT에 대한 환골탈태적 인식의 변화로 보여진다.
이명박정부의 IT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현재의 시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내재한다. 왜냐하면, 몇 년 전부터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융합’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국가발전의 주춧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IT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인 ‘타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혀 관련이 없는 자전거와 IT가 만나 새로운 개념의 융합서비스가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의 조직 활동과 산업에 IT의 활용도를 어떻게 제고하느냐는 것이 융합이라는 패러다임 변환기에 슬기롭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에서는 이미 ‘IT Korea 미래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IT와 연계한 융합산업 발전전략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그동안 비판받아 왔던 ‘나홀로의 IT’가 아닌 ’함께하는 IT‘로의 역할 마련에 더욱 충실할 것으로 보여진다. ‘함께하는 IT’는 IT 자체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국가사회 시스템과 산업 전반에 IT의 활용을 촉진시킴으로써 국가사회 활동의 효율 제고는 물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대폭 증대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2010년, 경인년(庚寅年)이 오고 있다. 소처럼 묵묵히 IT의 역할을 증명하였던 기축년(己丑年)에 이어 IT 자체의 지속 성장과 전산업과의 융합을 촉진함으로써 다시 한 번 더 ‘IT Korea‘라고 호랑이처럼 포효할 경인년(庚寅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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