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미숙]새롭게 느낀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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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미숙]새롭게 느낀 자원봉사

[중도마당]인미숙 대덕대학

  • 승인 2009-12-28 00:00
  • 신문게재 2009-12-29 20면
  • 인미숙 대덕대학인미숙 대덕대학
 늦깎이로 대학에 들어간 저는 연말연시를 맞아 자원 봉사의 중요성을 얼마 전 실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 인미숙 대덕대학
▲ 인미숙 대덕대학
 지난 1년간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교과서에 나와 있는 자원봉사의 개념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방법이 뭔지를 고민해왔다. 자원봉사(自願奉仕)란 사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을 자기 의지로 행하는 사람을 말 한다. 그동안 살아오며 자원봉사와 기부란 시간이 허락되면 하는 것이고 혹은 얼마의 성금을 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뒤늦게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시설과 결손가정, 독거노인등을 찾아다니며 느끼는 점이 많다.

 특히 경제 불황에 따른 온정의 손길은 갈수록 싸늘하고 더욱 커지는 빈부격차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사랑의 열매 모금 운동에 나설 기회가 있었다. 이 날 많을 것을 느끼고 나 자신을 반성해 봤다.

 사랑의 열매 성금모금운동에 동참하기위해 톨게이트로 향했다. 모금함을 들고 차량이 요금소에 멈출 때 마다 “불우한 이웃을 도웁시다, 도와주세요??란 말로 도움을 청했다.

 누가 봐도 힘들어 보이지 않는 일이지만 1시간쯤 지나자 눈이 따갑고 코와 목은 멋케 하여 숨쉬기도 어려웠다. 자동차 매연 때문이다.

 2시간이 지났을 때는 추운날씨에 똑 같은 동작으로 서있다 보니 얼굴은 찬바람에 얼고 팔다리는 저려왔다. 여러 대의 차량이 그냥 지나 칠 때마다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운전자의 눈빛을 보며 “도와주세요” 라고 할 때 미소를 띠며 성금기탁과 함께 수고한다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가슴 따뜻한 또 다른 이웃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나 절의 성금모금 활동을 하며 우리사회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도 했다.

 다는 아니지만 수입차량, 고급차일수록 반응은 냉담했고 소형차일수록 기부도 많고 미소가 많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가진 자의 특권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해감에 따라 이에 맞는 가진 자의 배려의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진 자들이 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s)란 단어를 꺼내든다. 이는 사회적으로 상류층에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르는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제대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레스) 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양 고대 그리스와 초기 로마제국의 귀족들은 국민 앞에서 솔선수범해 전쟁터에 앞장서서 나가 싸웠다. 국민을 위해 봉사, 기부, 헌납하는 것을 귀족의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 분위기에 귀족들은 자발적이면서 경쟁적으로 봉사 활동에 참여해왔다.

  우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현실은 색 바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가진 자와 권력층이 언론 매체 앞에서 사진하나 찍는 이벤트로 변질되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상할 때가 있다. 정말 자원봉사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중산층이 사라지고 2 대 8의 비율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양분되는 오늘날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기부 문화를 강화해야 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간에 서로 이해하는 사회적분위기를 조성하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소득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오늘날 가진 자들이 앞 뒤 돌아보지 않고 싹쓸이식의 사회운영체계는 가진 자의 자발적인 배려로 시정되는 분위기가 확산되어야 한다. 강자와 약자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 서로 이해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선도적 역할은 가진 자들이 먼저 베풀어야하는 몫이 아닌가 생각된다. 해마다 년 말이면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모금이 잇따른다.

 외롭고 소외받는 이웃을 위한 성금모금에 우리 모두 동참하는 마음과 또 그들을 위해 수고하는 자원봉사자와 사회복지사들에게 수고한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이라도 전하자.

 언제나 쉽게 말하던 봉사라는 단어가 이번처럼 가슴깊이 다가온 적이 없었던 한나절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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