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극단 '놀자'를 이끌고 있는 최창우(46) 대표와 연극
연출가 송선호(46) 두 사람을 소개한다.
'사람답게 살려고 하다 보니 연극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연극이야 말로 나를 정직하고 인간답게 인도하고 있는 삶의 버팀목이죠.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연극단 '놀자'를 이끌고 있는 최창우(46)대표는 자신의 연극을 하는 이유에 이렇게 말했다.
대전지역에서 가장 활동적인 연극 활동을 하고 있지만 최창우 대표의 연기 인생은 비교적 늦게 시작했다.
본격적인 연극인 입문은 대학 시절부터였죠.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해서 우연한 기회에 친구 따라 연극 동아리 모임에 놀러가서 공연을 봤는데 참 연기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구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그러면 네가 한번 해보라라 해서 시작한 것이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가까이 지내던 선배들이 연극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진작부터 연극을 볼 기회가 많았었고 연극 스태프로도 참여 하기도 했습니다.
극단 놀자가 운영 중인 핫도그 소극장은 올해 9월 대전시의 일부 지원을 받아 개관한 극장이다. 이전 까지 놀자 극단의 공연 무대는 2007년 개관한 드림아트홀이 유일 했다
대전에 마땅한 소극장이 없는 탓에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연극 활동을 해오던 최창우 대표는 침체돼 있는 대전 연극계를 먼저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연극 연출가인 송선호(46 극단 유랑선 대표)와 함께 대전에서 연극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연극 연출가이자 극단 유랑선 대표인 송선호 씨는 대전을 넘어 국내 연극계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송 씨는 수십 편에 달하는 연극 연출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지역 연극계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심도 있게 지적했다.
현재 대부분의 극단에 오르는 연극 중 상당수가 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연극이 중흥 기를 누리는 시절은 이미 옛날이야기죠. 관객 수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기도 했고, 상업성을 표방하고 기획단계 부터 철저하게 준비하는 연극단은 유지가 되겠지만 그 외 많은 극단들이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침체에 빠진 지역 연극계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송 씨가 가장 강조한 것은 '자생력'이었다.
지원에 의지하는 극단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몇 년 동안은 어떻게 유지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극단을 운영하려면 자생력부터 갖춰야 합니다. 시에서도 행정적인 측면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연극 한 편당 얼마씩 지원하는 것 같은 지원은 단발성 지원 보다는 극장 및 교육프로그램 지원이 집중 되야 합니다. 그렇게 지원이 되야 극단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다른 예술인들에게 도 그랬듯이 송 씨에게도 대전 시민들의 문화 소비 실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대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학교도 많고 국가 기관도 많이 내려와 있는 도시입니다. 서울과 불과 2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고요 문화적 수준은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문화.예술을 즐기는 습관이 아직은 부족한 듯 보입니다. 집에서 나와 극장으로 발을 옮기기 까지가 어려운 것이죠. 인구가 150만 정도 되는데 사실 인구수 대비 공연장 수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여름 대흥동 상인들과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주도했던 '대흥동립만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최창우 대표 송선호 연출가 모두 대흥동립만세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 대흥동을 문화예술의 거리라고 지정만 해놨지 대흥동만의 자생적인 움직임이 없었거든요 비슷한 행사들은 수년 전부터 있었는데 2년 전부터 명칭을 바꿔서 나온 것이 '대흥동립만세' 라는 프로그램 입니다. 대흥동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연극계 음악계 모두가 하나가 되서 만들었습니다. 대규모 공연장에서 하는 행사가 아닌 길거리 술집 앞마당 레스토랑 한 구석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죠.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제원입니다. 올해 역시 대흥동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제원을 마련했고요 그러다 보니 역시 한계에 부딪히긴 하더군요. 그 점에서 매년 아쉽게 느껴집니다. 내년에는 미리 일찍 준비하면서 알차게 준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연극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물어봤다. 최창우 대표는 송선호 씨가 연출했던 '바다와 양산'이라는 작품을 꼽았고 송선호 연출가는 '벗꽃동산' 이라는 작품을 꼽았다. (바다와 양산은 일본 어느 작은 마을의 일상을 조용히 그려낸 작품으로 마쓰다 마사다카라는 일본인 연극 연출가의 작품을 송선호 씨가 한국적인 정서로 탈바꿈 시킨 작품이다.)
최창우 : 바다와 양산은 나 자신이 막연하게 꿈꿔왔던 일들을 어쩌면 이루어 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준 작품입니다. 아직도 그 연극 때문에 송선호 연출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끼고 있죠.
송선호 : 호암아트홀에서 봤던 벗꽃동산 이라는 작품입니다. 나의 연극 인생을 바꿔 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죠. 그 작품에 대한 감동과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 연극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찾은 당일에는 놀자 극단의 You don't understand 공연이 있던 날 이었다. 극장 소극장이 생기고 나서 4번째 작품이고 역시 송선호 씨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 12월 9일부터 공연을 하고 있었다.
매일 하는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공연 1시간 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연습에 임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전지역 연극인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연극을 사랑하는 대전 시민들에 대한 맨트를 부탁했다.
최 : 우선 대전 시민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부터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작품을 만들기만 했지 공연장에 모시려는 노력이 부족했거든요.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어떤 공연이 있는지 알려드리고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대전에서 창작한 연극으로 서울 또는 다른 지방에서도 공연을 하면서 대전 연극의 위상을 높이고 싶습니다.
송 : 앞서 언급했던 연극 '바다와 양산'이라는 작품을 순수 대전지역의 작가와 배우 연출팀을 구성해서
재연해 보고 싶습니다. 바다와 양산 말고도 서울에서 못했던 작품들이 많습니다. 모두 대전에서 재구성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송선호 씨는 마지막으로 우리 대전지역 아니 전국에 있는 지역 연극계가 나가야 할 해답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앞으로 우리 극단이 보여주는 작품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연극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직 대전에서만 볼 수 있는 연극을 선보이려 합니다. 지역이니까 적당히 시나리오를 쓰고 서울에서 했던 연극을 그대로 지방에서 재탕하는 관행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아마 이런 의도가 성공한다면 서울 외 타 지역 연극계도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대전이 지역연극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중도일보 인터넷방송극 금상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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