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현실은 대개 상대방의 이해와 자신의 이해를 통합하는 토론 문화 미성숙,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 내지는 참여 부족, ‘당선만 되면 그만이다’라는 의식 등에서 기인한다고 하지만, 여성의 정치참여 부진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 국무총리가 임명 되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대권에도 도전하는 유력한 여성정치인도 있으며, 과거에 비해 여성정치인 비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 외의 여러 분야에서 많은 알파걸들이 활동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보거나, 단순히 선진국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나라 여성들의 정치참여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여성인구 비율만큼의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선진국 평균에는 근접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의 정치참여의 분기점이 된 것은 1990년대부터 도입된 지방자치선거이다. 지방자치선거에서는 여성 정치인들의 진출이 비교적 용이한 지역사회의 살림을 꾸려갈 유능한 생활 정치인을 뽑게 되었다. 이 선거를 통하여 과거에 비해 많은 여성들이 정치무대에 발을 들여놓고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여성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여성에게 불리한 정치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가부장적 전통은 정치가 남성의 고유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형성시켜 후보자를 능력보다는 성(性)에 근거하여 선택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또한 정당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공천과정에서 여성 후보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여성 정치인은 부드러움, 섬세함, 양보다는 질, 성과보다는 관계 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여성성을 바탕으로 교육, 환경, 복지, 삶의 질, 성폭력 등의 영역을 남성 정치인들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다. 또한 그동안의 사례에서 보여주듯 여성 정치인은 각종 정치적 부정부패 및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이 낮다. 그리고 호주제 폐지, 정부조직에의 여성부 설치 등 여러 분야에서 양성평등이 제도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실현되었으나 정치면에서는 아직 미흡하다.
여성의 정치참여 활성화를 위해서는 첫째, 양성평등 이념 및 문화의 형성, 둘째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후보의 여성 공천 할당제 외의 여성할당제 실시, 셋째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유망한 여성 정치후보자 발굴 및 정치지도력 향상을 위한 교육 및 훈련, 넷째 여성유권자 스스로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자신의 힘을 인식하는 정치의식 성숙화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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