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협.붕괴위기 해법은... "목소리 통합"

대전여협.붕괴위기 해법은... "목소리 통합"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22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역의 사회단체 적극적인 활동가들의 절반 이상은 여성이다. 여성들은 각 여성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지역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하지만 대전여성단체 협의회(이하 여협)가 창립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여성단체의 위상이나 역할이 정체위기를 맡고 있다. 지역 여성단체를 대표한다는 여협은 대표성을 잃은지 오래고, 여성대회를 치르는 것 외에는 지역의 여성단체로서 지역 이슈에 대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40여개가 넘는 여성단체가 있지만, 여협에 가입돼 있는 단체는 13개가 전부이고 몇년째 가입단체 수는 그대로여서 여성단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여협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개선방안은 없는지 긴급 진단해 본다.

 ▲문제점은 무엇인가?=대전 여협은 1989년 창립당시 9개 단체로 시작됐다. 그후 20여년의 시간이 지났고 현재는 4개 단체가 추가로 가입해 13개 단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단체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40여개가 넘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지만 회원숫자는 큰폭의 변화는 없는 상태다. 여성단체 가입이 저조한 것은 까다로운 가입조건 때문. 회원수가 100명 이상이어야 하고 종교나 특정 정당과 연관이 없으며 5개구에 5개 지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됐다 하더라도 가장 높은 관문은 회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건과 조건이 맞아도 회원들의 동의가 없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가입을 희망하는 한 단체는 단체명이 이상하다는 뜻밖의 이유로 가입 동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협은 그들만의 단체가 됐고, 좌파 성향의 단체를 아우르는 역할은 커녕 소수단체협의회에 불과한 상태다.

 대표성 때문인지 과열양상의 여협회장 선거도 문제다. 경선을 통해 여협회장을 선발한 이후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자는 여협 내에서 자취를 감추는가 하면, 여협회장의 활동에 비협조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등 여협내 잡음의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힘 없는 여성단체협의회= 대전 여협은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연간 150만원의 월세를 내고, 인건비 지원 등은 다른 용도의 업무를 자치단체로부터 위임 받아 하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성대회, 지도자대회 등 몇몇 사업들은 사업비를 받아 진행하는 것이 지원의 전부다. 여협 운영은 별도 지원없이 13개 단체가 매월 3만원의 회비를 걷어 운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협 운영자체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여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와 별도로 각자 활동을 하고 있다. 대전여협과 별도로 각 구마다 여협을 구성하고 별도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전시여협과의 활동을 별개다. 시차원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구와는 별도로 움직이는 만큼 파급력도, 파워도 없다.

 ▲해법은 없는가?= 대전여협 회원들은 대전시 차원의 지원과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시 차원에서 여협에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면 여협에 힘이 실리게 되고, 활동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여협 자체의 변화노력과 자구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여성단체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의 여성계 관계자는 “여성단체 협의회는 지역 여성의 대표성을 띄는 만큼 몇몇 단체의 소모임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며 “여성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며, 자치단체 여성정책에 있어서 감시자 역할, 소외된 여성들의 문제 대변, 지역 전체 여성단체의 목소리를 통합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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