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교수들과 일간지 칼럼니스트 등 지식인 2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서다. 선정은 되지 않았지만,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에 올랐던 것 중에는 `포탄희량(抱炭希凉)'도 있었다.
▲ 최두선 도청팀 |
두 사자성어를 보면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식인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년 전 당선 기자회견에서 “확고한 화합이 변화를 가능케 하는 조건이다.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대선부터 당선 이후까지 10차례 이상 “행정도시를 원안대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런 이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초래한 격렬한 국민적 갈등과 분열, 불화를 목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날치기한 미디어법, 숱한 반대에도 강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 친서민정부를 표방해 놓고 추진하는 대기업·부자 우선 정책은 권력을 쥔 현 정부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행정도시와 관련해선 `충청도 표가 아니어도 당선됐을 텐데 내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수정 의지를 밝힌 이 대통령에게 충청권은 물론,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민심은 외면한 채 국무총리실장이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행정도시 수정에 올인하는 정부의 행태는 국론 분열과 갈등을 갈수록 키우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현 정부 출범 2주년에 대해 “지난 2년간 기대만큼의 실망이 있었고, 실망만큼 아무도 축하해 주지도, 기억해 주지도 않는 날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 공무원은 이에 대해 “단순히 정치권의 공방 속에 나오는 비판이 아닌, 국민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말처럼 들렸다”고 했다.
이제 3년이 남았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는 것보다, 지난 2년 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민의 뜻을 이해해 실천하는 3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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