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임]일기일회의 인연을 소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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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임]일기일회의 인연을 소중히

[문화초대석]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21 20면
  • 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어느덧 달력이 한 장 남았습니다. 금년을 마무리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기축(己丑)년 소의 해에는 자신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고 가족을 위하여 무엇을 하고, 직장을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이며 등등 많은 마음의 다짐과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내년 경인(庚寅)년 호랑이해를 맞이하면서 똑같은 반복의 현재가 되었습니다.

▲ 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 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건망증 심한 사람이 택시를 타면서 `OO로 가주세요' 라고 했고 운전기사는 `잘 알겠습니다'라며 한참 달리던 도중 손님이 `아저씨! 제가 어디 가자고 했죠?'라고 했더니 운전기사가 `아! 손님 언제 타셨죠?'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지난해 다짐했던 모든 계획들이 이처럼 망각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됩니다. 그러나 또다시 내년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금년에 아쉬웠던 것들을 어떻게 보충하고 못다한 것들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내년에는 무엇보다도 가족의 건강, 나 자신의 건강을 지켜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가끔 주위의 소중한 분들이 세상을 달리하는 것을 볼 때마다 건강은 천번 만번 강조해도 무리가 아님을 가슴깊이 새기게 됩니다.

또한 자기중심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통이라는 것이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이중성에서 비롯되는 소망적 사고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현실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보고 평가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느낀 대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발생된다고 합니다. 이런 직관적이고 소통 없는 행동이나 판단이 결국은 착각에 이를 수 있고 오류를 범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는 이분법적으로 우리의 주위 현상을 칼로 두부 자르듯 나누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선악(善惡)의 구별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선(善)과 악(惡)을 도덕적 원리주의로 이분하여 나누고 재단하기에는 그 깊이와 역사의 결이 너무도 깊고 넓다 할 것입니다. 나 역시 이런 경우는 없었는지 한해를 돌아보고 반성해봅니다. 이런 연유에서 인지는 모르되 우리들 삶이 점점 외로움으로 가고 있고 살아 갈수록 점점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회가 개인주의적 경향으로 변하고 있음에 근거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내가 이를 느낀다는 것은 성숙으로의 변화이기도 할 것 입니다. 내 안에서 외로움이 어떻게 성숙되고 변화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기쁨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여기서 느껴지는 외로움은 고통이 아닌 기쁨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고난과 외로움 속에서 찾아오는 삶의 깊이야 말로 우리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일본 어느 정치인의 변화의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변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는 의미를 깊게 되새겨 봅니다. 지난 3일 제 121회 정기 송년연주회에서 관중들의 반응은 너무도 진지했습니다. 연주회를 준비했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머리 숙여지고 새해에는 더욱 변하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삶의 질은 기쁘고 즐겁게 사는 것과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일기일회(一期一會)의 마음가짐으로 중도일보 본 지면과 연정국악원의 공연, 연주회로 맺어주신 모든 분들의 인연을 필히 소중하게 지켜가려 합니다.

새해에 뜨는 해는 우리 모두의 큰 뜻이 되리라 믿습니다. 새해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우리들의 힘찬 전진의 기운일 것입니다. 대전 시격(市格)을 높이고 충청 도격(道格)을 높이고 대한민국 국격(國格)을 높이는 경인년, 그리고 우리 대전연정국악원의 지위가 더욱 향상되고 전통음악 국악이 널리 보급되고 사랑받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건강, 더 많은 행복, 더 깊은 사랑 많이 만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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