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뉴스=대한상공회의소가 전문가 대상 조사를 통해 선정한 올해 유통업계 최대 뉴스는 `SSM 갈등'이었다.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전국적으로 272개에 불과했던 대기업 슈퍼마켓(SSM) 점포수는 지난 7월을 기준으로 594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특히 대기업들이 SSM 출점에 속도를 내면서 잠재돼 있던 중소상인들과의 갈등이 표면화 됐고, 유통업계에서는 그야말로 올 한해 가장 큰 `핫 이슈'로 자리잡았다.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금도 대기업은 경쟁 촉진을 통한 가격인하와 서비스 제고를 통한 소비자 후생 증진, 지역상권 활성화 등을 내세우고 있고, 중소상인측은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의 축소를 주장해 마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전문가 10명 중 9명(89.3%)이 `SSM 갈등'을 올해 업계 최대 뉴스로 꼽았다.
전문가들이 꼽은 다음 이슈는 `얼어붙은 소비심리'였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올 한해 유통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는 것. 기업들은 가격 인하와 자체 브랜드(PB)상품 강화, 경품 증정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유통업계에 올 한해 가장 큰 걱정거리이자 이슈로 자리잡았다.
▲백화점·대형마트 `희비'=올 한 해 유통업계 안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전문가들 역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엇갈린 희비'를 세번째 뉴스로 꼽았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환율 하락과 소비 양극화로 인해 고가 제품의 매출이 늘면서 백화점은 높은 매출 상승률을 이어갔지만, 대형마트는 저조한 성적표를 냈다.
이와 함께 유통업계에는 올해가 녹색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친 한 해 였다. 연초부터 정부가 녹색성장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녹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녹색바람'은 유통업계의 주요 뉴스로 꼽혔다. 구체적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친환경 포장재 도입이나 에너지 효율 및 자원 재활용 문제 등 제조 및 포장에서 판매·회수 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이 환경문제와 밀접히 맞닿아 있는 만큼 다양한 관심을 기울였다. 여기에 친환경 상품이나 녹색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는 점도 유통업계의 녹색바람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이 다음으로 꼽은 뉴스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해외 진출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토종 기업들의 해외 진출 노력이 정점에 이른 한 해였다는 것. 실제 중국과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유통업체의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지난 10월 기준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홈쇼핑 등 53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상공회의소는 추정하고 있다.
▲그 밖의 뉴스들=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복합쇼핑몰 전쟁', `신종플루로 무점포 인기', `물가불안 심리 확산' 등도 올해의 10대 뉴스 안에 랭크됐다. 전국적으로 보면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신세계 센텀시티와 타임스퀘어 등 대형 복합쇼핑몰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이른바 쇼핑몰 전쟁이 시작된 것이 주요 뉴스로 꼽혔다.
또 경기침체 뿐 아니라 신종플루 확산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인터넷 쇼핑과 TV 홈쇼핑 같은 무점포 소매업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특징적이다. 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 매출은 지난 9월 기준 5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에 비해 44%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 주요 뉴스로는 환율하락에 따른 외국인 소비 증가와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 논란, 물가 불안 등이 있었다. 올해 상반기 특히 서울지역의 대형 백화점들은 일본인 등 외국인 원정 쇼핑객들이 크게 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중소 상인들과의 갈등을 빚어온 대형마트들이 주유소 사업에까지 진출하면서 큰 논란도 불러 일으켰다. 또 서민들에게는 역시는 올 한해 지속된 고물가 현상이 가장 피부에 와닿는 뉴스였다. 전체적인 물가 성장률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회복했지만, 서민들과 밀접한 생필품 등 가격은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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