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16일 오전 정부대전청사 대강당에서 4급 이상 공무원 400여명을 대상으로 가진 강연에서 “현재의 세종시 조성 계획으로는 22조500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쏟아붓고도 일자리가 있는 도시가 아니라 베드타운 밖에 될 수 없어 결국 세금만 낭비하게 된다”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종시 수정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가족이 모두 옮겨야 1만8000여명에 불과하고, 이들 때문에 식당이나 세탁소는 늘어나겠지만, 현지인을 공무원으로 채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자리 창출은 소수에 그칠 것”이라며 “세종시 면적의 50%가 넘는 공원용지를 축소하고, 6.7%에 불과한 자족용지를 20% 이상 만들어서 좋은 대학과 기업을 유치하는 등 자족기능을 확보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1992년 달성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가 17년이 지난 현재도 2만달러 수준이다. 하루빨리 4만~5만달러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 국가경쟁력이 중요한 마당에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라며 “고위 공무원인 여러분이 `대통령에게도 도움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자손을 위한 것'이라고 주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권 실장은 “세종시 원안을 고집한다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광주나 대구 등 다른 지역에 줘야 국가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중앙부처이전 백지화를 전제로 충청주민이 원하는 경우 과학벨트도 세종시로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유성구)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세종시 건설과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사업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대충청권 공약이었다”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기초과학연구 육성을 위한 주요 국책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오로지 세종시를 무산시키려 협박과 윽박지르기의 잔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너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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