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46)씨는 직장에서 체불임금을 받지 못해 최근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 씨는 “지난 여름부터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집의 도시가스 요금도 못 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최 씨와 같이 급여를 받지 못한 대전·충남지역 근로자는 자그마치 1만5000여명. 이들의 체불임금액은 무려 700억원에 가깝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지역 사업장 등의 체불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대전·충남지역 사업장(중소기업 등)의 체불금액은 모두 671억34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5억8600여만원)보다 44.1%p가 증가했다. 체불금이 있는 지역의 사업장수도 모두 5636곳으로 이들 사업장의 체불근로자는 1만5069명에 달한다.
사업장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5672곳)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체불근로자는 지난해(1만3554명)보다 1515명이 더 늘었다.
지역별로는 대전과 금산, 계룡, 공주 등을 관할하는 대전청 내의 체불금액이 337억700만원(체불근로자수 68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천안지청이 269억300만원(체불근로자수 649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보령지청은 체불금액이 모두 65억2200만원에 체불근로자수는 175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최근 지역 사업장의 체불금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노동청에서는 사업장에 협조문 등을 발송해 체불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위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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