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영 대전어은중학교 교감 |
질풍노도의 사춘기인 중학 시절을 거쳐 가난의 벽으로 무너진 고교 진학의 꿈을 추스르며, 삶이란 엄연한 현실 앞에서 방황했던 청소년기. 당시에 나를 바르게 잡아주고 지탱해 준 것은, 내 스스로 쓰는 일기의 힘이었다고 나는 믿고 있으며, 그렇게 길들여진 습관이 지금도 일기를 쓰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일기는 내 삶의 굽이굽이에서 나를 지켜 주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주는 제 2의 든든한 반려자가 되어 나와 삶을 함께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생을 함께할 것이다.
지난 1월 2일, 시교육청 공보감사담당관실 J선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중등교육과 K장학관님의 추천을 받았다며, 중도일보에 ‘교육단상’을 집필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좀 망설여졌지만 K장학관님의 추천이 있었다니, 거절하기도 그렇고 해서 일단 응했는데, 그 인연이 오늘까지 12회의 글을 쓰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백면서생에 불과한 내가, 일간지에 계속적으로 글을 발표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필하는 동안 발표되는 나의 글들이, 독자들께는 물론 중도일보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부족한 내 글을 읽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늘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첫 글이 실린 1월 14일자 신문을 오려내어 코팅까지 하셔서는, 달필로 쓰신 ‘開卷讀書如聖對 正心養性學眞人(개권독서여성대 정심양성학진인)’ (책을 펴서 읽으니 성인을 대하는 것 같고, 바른 마음으로 성품을 기르니 진실을 배우는 사람이다.)라는 휘호와 함께 보내주신 임건빈 선생님! 또한 내 글이 실린 날 아침이면 잘 읽었다며, 꼬박꼬박 전화해 준 친구 G와 C 선생님 그리고 후배 K. 또 교무실에서 송고하기 전 내 원고를 꼼꼼히 읽고 조언해 주시는 S, J 두 선생님이 그런 분들이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모 음식점에서 친지들과 여럿이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주인이 나를 알아보는 게 아닌가. 학부모는 아니지만 중도일보에 실리는 내 글을 읽었다는 것이었다. 아! 그때 새삼 신문의 위력을 실감했고, 신문에 글을 쓰기가 얼마나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인가를 깊이 느꼈다. 아무튼 나는 ‘교육단상’ 집필로 비롯된 이 모든 인연들을 ‘소중한 인연’이라 이름하여 내 일기장에 고이 간직하고는, 그 소중한 인연들께 늘 감사하며 살아갈 것이다.
머지않아 밝아 올 새해.
새해에는 나로 말미암은 모든 인연들이 선업(善業)으로 열매 맺기를, 그리고 지난 일 년 동안 소중한 인연으로 집필의 기회를 주신 중도일보의 발전과 관계자 여러 분의 건강을 빌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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