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 처음 와 본 소연이(9)는 신문사내 인터넷방송국 뉴스데스크에 앉아 모니터로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연신 황용학 원장에게 수화로 자랑을 늘어놓는다.
듣고 말하기가 가능하지만 부모가 농아여서 우리말이 서툰 미진이(7)는 마이크 앞에서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시 동구 성남동에 사는 조미진입니다”라고 또박또박 발음하며 아나운서 흉내를 냈다.
이들 어린이들은 모두 처음 신문사에 와보는 것으로 농사랑공부방 황용학 원장은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현장체험학습을 가기가 쉽지 않은 처지여서 공부방에서라도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지만 수화통역사가 동행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문사 견학 후 이들 어린이들은 대전 유일의 여행 카페인 `대전아름다운여행' 회원들과 자매결연을 맺었는데 김덕현 회장 일행은 공부방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매월 정기적인 지원을 제안했다.
1600여명의 회원을 둔 여행카페와 농아 어린이들 간 결연은 바르게살기대전시협의회 김영기 부회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는데 김덕현 회장은 “교사, 요리사, 여행전문가 등 회원들의 직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함께 여행도 다니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 회원들은 여행에서 남은 경비를 모아 그동안 논산의 한 장애인시설을 후원했는데 회원 수가 많아지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펴고자 대전에서 후원시설을 찾던 중 농사랑공부방 소식을 듣고 농아어린이들의 후원자로 나서게 된 것이다.
한편 정부 지원이 전무한 여건에서 몇몇 사람들의 희생과 봉사로 운영되고 있는 농사랑공부방 사연이 보도된 후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바르게살기운동대전시협의회 김종선 사무처장은 참고서와 문제지, 사전 등 300여만 원 상당의 도서를 전달했으며 김영기 부회장은 스케치북과 미술용품을 지원했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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