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이 올해 마지막 기획전으로 마련한 `Fragile(연약함)'전은 강렬함이나 자극, 거대한 규모에서 오는 스펙터클 대신 잔잔한 대화 같은 진솔함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연약함'이라는 주제어에 비해 전시 규모와 작가군은 화려하다. 한국, 아일랜드, 폴란드, 카메룬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예술가 50명이 드로잉, 회화, 설치, 조각 등을 통한 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관을 미리 들여다보면 이렇다. 우리 지역 청년 작가인 권인숙은 대학 시절 즐겨 갔던 단골카페나 술집의 풍경을 통해 그 공간에서 공유했던 지난날의 추억들을 회상한다.
케이 타케무라는 자신의 집, 친구가 뜨개질한 꽃, 친구로부터 받은 사진 속 장면 등 자신의 기억과 체험들을 모아 화폭에 담았다. 마리아 페레즈 시마오는 담담한 수채 드로잉을, 히라키 사와는 자신이 생각하는 상상의 세계를 영상예술로 표출해 냈다.
김문정 학예연구사는 “전시제목을 우리말로 변역하면 `연약함'으로 부정적인 특성이나 약함의 표시라기보다는 연대와 공감, 참여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문화와 다른 사회적 배경으로 갖고 있지만, 예술을 통해 대화하고 공감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1월에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이 개최된다. 전시는 22일부터 내년 3월 21일까지로 대전시립미술관 1~4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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