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할 노년의 아우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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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못할 노년의 아우性

고령화 불구 대전 상담기관 한곳도 없어 속앓이만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15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황혼의 성(性)이 방치되고 있다. 노인들이 이성과 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전체 인구 대비 만 65세 이상 인구가 지난달 말 현재 8.4%인 12만 4000여 명. 이는 고령화 사회 기준인 7%를 훨씬 넘는 수치다.

대전시 계산으론 만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는 오는 2018년, 20%인 초고령 사회는 2026년께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성 및 성 문제로 고민하는 노인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중구에 사는 A씨(70)는 “부인과 사별한 이후 30년 동안 혼자 자식을 키우며 살았다”며 “최근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 재혼을 고민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노인네가 주책 이라고 손가락질할까 봐 매우 조심스럽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B씨(66)는 부부관계와 관련해 고민이 있다. 그는 “노인정에 나가 얘기를 들어보면 아직까지 아내와 잠자리를 한다는 동료가 종종 있는 데 나만 이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상담을 받아보고 싶지만 어디로 해야 할지 몰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 문제로 속 앓이 하는 노인이 많이 있지만, 대전에 노인 성 상담을 받는 곳은 전무하다. 노인학대상담센터 등 피해신고만 받는 곳만 있을 뿐이다.

반면 타 시도의 경우 전문 노인상담센터가 개설돼 있어 대조적이다.

전북에는 지난해 12월 `전주 노인성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다. 1년 동안 이곳에서는 60세 이상 노인으로부터 440여 건의 상담이 접수될 정도로 수요가 많다.

일각에서는 노인인구 증가 추이와 성 문제로 인해 자칫 노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노인 성 상담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직까지 행정당국의 반응은 미지근한 편이다.

시 관계자는 “노인관련 상담을 하는 기관이 많이 있어 아직까지 노인 성문제 관련 전문 기관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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