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이유와 시대적 상황 변화 때문이다. 소위 잘 나가는 과(課)와 지원자를 좀처럼 찾기 어려워 전공의 품귀현상을 빚는 과로 양분되고 있다.
대전 성모병원을 비롯해 전국 8개 병원 전공의를 동시에 모집하는 가톨릭대학교 2010년 전공의 지원현황을 보면 의료계에서 ‘3D 과’로 알려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의 경쟁률은 바닥이다.
23명을 모집하는 외과의 경우 3명이 지원해 0.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흉부외과 역시 5명 모집에 겨우 1명(0.2대 1), 19명을 모집하는 산부인과는 4명(0.21대 1)이 원서를 냈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충남대병원 2010년 외과 전공의 모집에는 정원 5명 중 고작 2명이 지원했다. 을지대병원 흉부외과의 경우 1명 모집에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외과와 흉부외과는 수련이 어렵기로 소문나 있으며 산부인과도 저출산의 영향으로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지 오래여서 전공의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분석이다.
저출산 여파는 소아청소년과도에도 미치고 있다.
가톨릭대 병원 소아청소년과는 14명 모집에 9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으며 을지대병원은 2명 정원에 지원자가 없었다.
이밖에 장비 구입비가 만만치 않아 병원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는 방사선 종양학과 병리과, 마취과, 응급의학과도 전공의들의 발걸음이 뜸한 과로 분류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방사선 종양학과 전공의 지원자가 최근 2년 새 씨가 말랐다가 2010년 어렵사리 정원 1명을 채웠다.
건양대병원은 마취과(정원 2명), 응급의학과(정원 1명)에 지원자가 전무했다. 반면, 전통적인 인기과인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은 전공의가 넘치고 있다. 비교적 수련이 쉽고 향후 환자 수요 감소의 염려가 없어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 내과는 2008~2009년 10명 모집에 각각 13명이 지원했으며 정원이 3명인 정형외과는 2년 동안 6명과 8명이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올해에도 어렵지 않게 정원을 채웠다. 다른 병원도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의 지원자는 씨가 마르지 않는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공의 선택 시 본인의 적성에 따라 선택하는 경향이 우세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경제적, 시대적인 이유에 따라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며 “일부 인기 과는 그 곳을 가기 위해 1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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