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정치자금 기부를 통한 유권자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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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정치자금 기부를 통한 유권자의 심판

[월요아침]이정기 대전 서구선관위 사무국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14 20면
  • 이정기 대전 서구선관위 사무국장이정기 대전 서구선관위 사무국장
지난해 미국 대륙을 뜨겁게 달구며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혼혈아로 그 등장부터 지금까지 많은 새로운 기록과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 이정기 대전 서구선관위 사무국장
▲ 이정기 대전 서구선관위 사무국장
특히 정치자금과 관련한 기록은 우리나라의 정치현실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나다.

오바마와 매케인 후보가 대선을 통하여 모금한 총금액이 14억 달러 정도이고 선거비용으로 사용한 금액이 10억 달러가 넘는 그야말로 `쩐의전쟁'이라 할 만하였다.

오바마 후보가 모금한 정치자금은 7억4500만 달러(약 9000억 원)으로 이 중 88%에 해당하는 금액인 6억5600만달러가 개인기부자이며, 특히 모금 총금액 중 45%에 해당하는 금액이 200달러 미만의 소액기부자로 이루어졌다.

무려 14만 명이 넘는 인원이 소액기부를 통해 오바마 후보를 지지 했던 것이다. 매케인 후보는 3억6800만달러(약 4400억 원)의 정치자금을 모금하고 이중 54%에 해당하는 금액을 개인으로부터 기부받았으며 모금 총액 중 24% 정도가 200달러 이하의 소액기부자였다. `쩐의 전쟁' 결과처럼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오바마 후보는 150만 개미군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유권자 모두에게 환기시켰고, 또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정치자금 기부문화의 패러다임을 보여줬던 것이다.

지난 9월9일 미국의회의사당에서 작은 소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말 그대로 작은 소요로 그쳤을 일이었다.

의회의사당 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할 때 조 윌슨(공화당)의원이 `거짓말'이라고 외쳤던 것이다. 의사당 안에서 기본예의를 잃은 조 윌슨 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 일이 벌어진 당일 조 윌슨의원의 선거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제2선거구 1만 4000여 명의 유권자가 윌슨 의원의 경쟁상대인 롭 밀러(민주당) 후보에게 50만 달러(약 6억 1000만 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던 것이다. 그때까지 롭 밀러 후보는 거의 무명의 정치인으로 상반기 6개월간 모금액이 4만 8000달러(약 5900만 원)에 그치고 있었고 윌슨 의원의 모금액은 21만 달러(약 2억 6000만 원)이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남의 나라 먼 이야기 정도로 여겨서는 안 된다. 미국이란 나라가 정상에 서서 오랜 세월 세계를 이끄는 힘의 원천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정치자금(political fund)은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기회비용이며 정치인을 유권자의 손으로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앞의 이야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도 정치에 대한 개탄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는 적은 돈이라도 기부하여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고 국민의 대표로서 예의와 품의를 잃거나 국민을 기만하여 약속한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이에게는 그 경쟁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지지해 줌으로써 올바른 정치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말정산을 준비하는 요즘 정당이나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한해 활동내용을 살펴보고 당원은 소속정당에, 정당에 속하지 않은 유권자는 정치자금을 기탁·기부할 수 있는 선거관리위원회나 국회의원후원회에 세액공제(10만 원) 안의 범위에서나마 정치자금을 기탁·기부하고 지지해주는 참여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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