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들 뼛속까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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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들 뼛속까지 시리다

고유가에 보일러도 못틀고... 냉방에서 `고달픈 겨울나기'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11 5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정부지원금으로 비싼 기름 값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합니다.”

10일 오전 중구 중촌동에서 만난 박 모 (82) 할아버지 부부는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 가운데 겨울 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단독주택에 사는 이 부부는 기름 값이 올라 밥을 지을 때만 보일러를 잠깐 가동시킬 뿐 차디찬 냉방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원금으로 기름 값, 반찬 값, 10년째 복용하는 약값으로 충당해 겨울을 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유지비가 만만찮은 기름보일러에 기름을 넣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한 겨울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하며 겨울밤을 보낸다.

밑으로 5형제를 두긴 했지만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박 할아버지 부부 단둘이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박 할아버지 부인 선우(75) 할머니가 그나마 청소부 등 일을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지만 10년 전 찾아온 풍으로 인해 요즘은 이조차 하기 어렵다.

연탄보일러라면 여기 저기서 지원을 받을 수 있겠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은 난방용 기름은 지원해주는 이들이 없어 어떻게 겨울을 날지 걱정이다. 박 할아버지 집은 33㎡(10평)남짓하는 단칸방에 창문 틈 사이사이로 바람이 스며들어 외로움과 쓸쓸함이 더욱 크다.

외로이 홀로 살아가는 황 모 (78)할머니의 사정도 별반 다를 게 없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황 할머니가 한 달에 정부로부터 받는 돈은 30여만 원. 자식들이 있지만, 연락을 끊은 지도 오래돼 혼자라는 사실이 할머니에게는 몸속으로 스며드는 찬바람보다 더 서글프다.

또 이곳을 찾는 외부인은 이따금씩 들르는 사회복지사가 전부다.

황 할머니는 “추운 겨울 난방비를 아끼려고 복지관을 주로 찾아 시간을 보낸다”며 “보일러를 트는 시간은 추울 겨울 밤 잠깐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외롭고 쓸쓸하게 생활하고 있는 독거노인은 대전에 1만 8572명이며, 이중 5118명이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돼 있다.

한 사회복지사는 “독거노인들이 냉방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지 않도록 사회복지사들이 상시 방문해 보살피고 있다”며 “독거노인들이 외롭게 겨울을 나지 않으려면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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