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유일한 화장시설인 이곳은 입구부터 가득 찬 차량들과 화장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이 연출하는 적막함에서 화장장의 묵직함이 묻어났다. 정수원(淨愁園)은 하루에 4번, 시신 24구가 화장되는 곳으로 화장장 부지를 찾지 못하던 대전시가 1976년 어렵게 조성해 그동안 수많은 시설보완을 거쳐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 센터장은 “이승에 쌓인 근심을 없애는 곳이라는 `정수원(淨愁園)' 의미를 살려 유족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장을 일부 기피시설로 보는 시선에 대한 물음에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누구나 태어나고 죽는 게 만고의 진리아닌가요. 화장 역시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문화입니다. 주변에 절대 피해가 없도록 정화장치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정해진 화장시간에 맞춰 6개의 화장로는 금세 뜨거워졌고 옥상 배기시설에서는 열기를 품은 김이 훅훅 뿜어나왔다. 배기시설이 있는 옥상에서 서 센터장은 설명을 이어갔지만 특별한 냄새 같은 것은 맡을 수 없었다. 환기구에서는 배출되는 뜨거운 김에 아지랑이만 피어오를 뿐이었다.
“연기까지 2단 연소장치를 통과하기 때문에 특별한 냄새는 없습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매번 검사를 하고 있으며 적합 판정을 받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들고온 관은 화장로 속으로 들어가고 고인의 마지막 모습에 유족들이 오열하는 이곳에서 직원들은 일하는 동안 몇 번 웃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비는 의미도 있고 유족과 슬픔을 같이한다는 의미에서 밝게 웃진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직원들과 밖에서 회식이라도 할 때면 더 즐겁고 좋은 얘기를 하려 노력하고 있지요.” 화장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충이 느껴진다.
현재 이용자에 비해 비좁은 이곳 화장장(8728㎡)은 앞으로 확충공사를 통해 더욱 현대화된 시설과 쾌적한 곳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대전시는 2011년까지 화장로 10기를 갖추고 현대식 화장장을 개선한다는 계획으로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간다.
서 센터장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이곳 화장장은 유족 대기실도 비좁고 전체적으로 노후돼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이용자들이 먼저 지적해 왔다”며 “어려운 곳에서 일하는 만큼 서로 격려하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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