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딕의 탄생과 수난, 부활의 과정을 따라가며 엿볼 수 있는 유럽의 역사와 사회, 문화를 흥미롭게 조명하고 있다. 또한 이미지 왕국으로서 고딕 대성당을 재조명하고 이미지의 시대에 고딕 대성당이 다시 주목받게 된 과정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합리성이 사람들을 지배하기 전까지 고딕 대성당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성서의 이야기와 그리스도교의 세계관을 가르치던 이미지의 집합소였다고 설명한다.
고딕 대성당은 필요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켰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양식을 받아들였다. 저자는 이것이 바로 고딕 양식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구텐베르크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하면서 고딕이 설 자리를 잃고 쇠락의 길을 걸어왔지만 오늘날 시대가 다시 변하고 있어 고딕이 부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즉, 문자가 주는 건조함 보다 이미지가 주는 감성이, 추론과 분석을 통한 사고보다 즉각적이며 종합적인 아이디어가 더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저자는 자신이 고딕을 돌아보게 된 이유를 여기서 찾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고딕을 인문학적인 견지에서 조명한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000년에는 일본의 권위 있는 상인 산토리 학예상 사상·역사 부문에서 수상했다.
다른세상/사카이 다케시 지음, 이경덕 옮김/288쪽/1만3000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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