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석신씨 |
실제로 이 병원에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마다 지역 음악인들이 참여하는 소탈한 음악회가 열린다. 객석도 변변치 않고 관객이래야 30~40명이 전부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공연은 대화에 가깝다. 큰 무대처럼 점잖게 앉아서 음악만 들려주는 공연은 없다. 한발자국 밖에 안 되는 객석과의 거리에서 대화 없이 공연을 이어간다는 것이 이 공연의 특징이다.
고 원장은 “연주하는 분들이 조건 없이 참여해주고 있고, 또 어떤 공연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며 “공간이 좁긴 하지만 분위기는 어지간한 공연장보다 훨씬 좋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악도 듣고 담소도 나누는 작은 공간을 갖고 싶어 2005년 개원 당시 인테리어에 미술관의 느낌을 적용했는데 음악회가 열리면서 그 덕을 보는 것 같다”며 “우리 병원이 문을 닫을 때까지는 (공연을) 계속 이어가서 소탈한 문화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음악회가 이어지는 데는 환자들과 예술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컸지만 고 원장 못지않은 직원들의 음악 사랑도 한 몫을 했다. 실제로 이 병원에는 피아노를 치지 못하는 직원들이 없는 데다 또 다른 원장인 권유성(여) 원장은 학창시절부터 플루트와 첼로, 드럼을 섭렵해온 악기연주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고 원장은 “저는 사실 성악과 여러 악기에 도전했지만 스스로 박치라는 판단을 내리고 더 이상 도전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직원들 덕에 병원에 음악이 끊이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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