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미술인 양성 위한 `산학연계' 활성화돼야

  • 문화
  • 공연/전시

지역미술인 양성 위한 `산학연계' 활성화돼야

우연갤러리 수애展 등 협동 첫발 네트워크 통한 다양한 기획 필요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09 10면
  • 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
바로 오늘 대흥동에 위치하고 있는 우연갤러리에는 특별한 전시(포커페이스展 9~15일, 수애展 17~23일)가 열린다.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들은 이 지역 미술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전시기획의 전 과정을 학생들이 모두 맡아 손수 꾸려냈다. 이번 전시는 대전 화랑업계에 종사하는 우연갤러리 대표가 학생들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고 미래의 지역미술계를 이끌고 갈 차세대에 대한 배려로 전시공간을 선뜻 내주었다. 이번 전시야말로 다른 전공분야에서 흔히 말하는 산학협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사례를 보면 이공계를 전공하는 학과나 소수의 인문계 학생들은 산학협동체계를 통한 BK사업이나 각종 산학 연계사업 해왔었다. 그러나 미술계의 경우 그러한 시도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었다. 미술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학생들을 위해 사회와 연계된 전초전은 없었던 것이다. 각 학과의 수업 외에도 미술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역미술계의 현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체계적인 인턴십 과정이나 다양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한 학교와 사회 간의 연계 교육이 이루어졌어야 하나 현실은 그러한 모델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며칠 전 10회째 이르는 준학예사 선발시험이 있었다. 그 시험의 응시자 수가 무려 1000여명을 넘어섰다는 통계는 큐레이터나 학예 직종에 관한 관심도를 알게 한다.

그러나 학예사자격증만으로 모든 미술관이나 화랑의 문을 열어젖힐 수는 없다. 학예사란 직종도 시험만이 아닌 미술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만 자격증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전문적인 미술인들의 양성에는 이처럼 시험이 아닌 미술계의 인재양성에 관한 프로그램과 협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미술계의 상황 특히 지역미술계의 경우를 보았을 때, 전시의 진행은 여전히 작가 중심으로 기획의 경우라 해도 극히 형식적 선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시진행의 전 과정에 대한 내용은 작품준비와 공간에 대한 고려 이상을 넘어서지 않는다.

보다 구체적이고 특수한 전시의 부분영역들에 관한 연구와 전문성이 요구됨에도 그러한 기본적인 구성요소조차 현실의 공간인 화랑에서는 적용되기 어려웠다. 결국, 다양한 기획의 과정과 절차가 지역미술계에 시행되어야 미술계가 활성화될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어도 전문미술기획인도 부족하고 설사 있어도 채용하거나 함께 일할 만큼의 인식과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미술계에 작가양성 프로그램만이 돌아간다면 균형 잡힌 미술계 활성화는 당연히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학교교육에서 양성된 인재는 결국 그 사회에서 흡수해야할 고급 인력이다. 지역의 교육기관과 함께 다양한 기관, 단체들이 네트워크 체계를 통해 지역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며, 또한 계속해서 양성해낼 미술전문인들을 수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취지를 잘 이해한 갤러리 대표를 통해 학생들의 기획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었음은 앞으로 지역미술계에 좋은 선례로 남을것으로 본다.

지역의 한 미술대학에서 그들의 꿈을 준비하고 졸업 후에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능력향상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여러 기관단체가 격려와 힘을 보태주는 것이야말로 그동안 구구절절하게 느껴왔던 지역미술의 여러 한계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아직은 학생신분이기에 미흡하고 부족한 점들이 많겠지만 젊은 그들이기에 지켜볼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