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전시할 수 있는 공공 화랑은 작가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설 갤러리에겐 전시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해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더욱이 작가 발굴, 작품 판매 등을 주로 해야 하는 사설 갤러리가 경제적 난관에 부딪히면서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있어 지역 미술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 6일 지역 미술계에 따르면 대전시청 전시실을 비롯해 동구·중구 유성구 문화원, 연정국악문화회관, 대청문화전시실, 대전평생학습관, 토지사랑 갤러리 등 지역 내 공공 화랑이 10곳에 이른다.
이곳은 전반적으로 대관료가 저렴해 단체 그룹은 물론 개인 작가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전시 공간도 지역 곳곳에 있어 작품을 선보일 기회도 많아졌다.
하지만 사설 갤러리 관계자와 일부 지역 작가들은 공공 화랑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관료에 부담을 느끼는 작가들이 공공 화랑을 선호하면서 사설 화랑의 대관전이 줄어 경제적 타격을 받는 것. 기획전을 열어 갤러리를 꾸리고 있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작품 판매 부진으로 이마저도 큰 도움이 못 되는 상황이다.
이로 말미암아 지역 내 20여개의 갤러리 중 본연의 기능만으로 갤러리를 운영하는 곳은 손으로 꼽힐 정도다. 또 전시가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문을 여는 갤러리도 상당수며, `개점휴업'상태로 있다 1~2년 만에 문을 닫는 갤러리도 적지 않다.
사설 갤러리 한 관계자는 “미술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 화랑이 지역에 너무 많아 사설 화랑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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