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20대 남자가 자신을 단속했던 경찰관에게 참회의 편지<사진>를 보내와 화제다.
대전에 사는 A씨(27)는 지난달 28일 새벽 대덕구 중리동 주민센터 앞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3%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중리지구대 김장순 경사에게 적발됐다.
당시 A씨는 30여 분 가량을 “한 번만 봐 달라”, “운전면허가 없으면 회사 생활하기가 곤란하다”고 읍소했지만 김 경사는 “누구나 한 번쯤 실수를 한다”며 타이른 뒤 음주측정을 하고 귀가시켰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4일 A씨는 중리지구대에 직접 쓴 편지를 들고 김 경사를 찾았다.
편지에는 “고삐 풀린 망아지 같던 저를 바른길로 한 발 먼저 이끌어주심에 감사드린다”며 “덕분에 자숙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도록 하겠다”는 참회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어 “무리한 선처를 바랐던 것을 용서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특별강화단속기간 음주운전 단속 시 감기 조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음주단속 경찰관에게 고맙다며 편지를 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김 경사 또한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김 경사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 좋은 나라인 것 같다”며 “음주단속 현장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이렇게 편지를 써서 감사의 인사를 한 경우는 경찰생활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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