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윤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 |
국제 상품시장 전문가들은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향후 금값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의 관련 전문가들은 지금 금을 사기 위해 몰려다니고 있다. 이러한 금 열풍으로 최근 런던 금 시장에서 400온스 금괴에 금과 비중이 똑 같은 텅스텐을 채워 넣은 가짜 금괴가 유통되는 등 가짜 금까지 판을 치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황동을 섞은 가짜 금괴 수입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금을 비롯한 상품시장의 비정상적인 열풍이 발생한 데는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값의 상승 추세는 달러에 대한 불신 신호의 추세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망에 기초해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달러 약세의 후폭풍을 피하기 위해 금을 매입할 것이란 전망이 금 열풍을 더욱 부추겼다.
금값 열풍을 낳은 달러가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 데는 2010년도에도 미 연방준비이사회가 `출구전략'보다는 경기부양과 양적 완화조치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근거로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개입으로 미 연방준비이사회의 대차대조표는 사상 유례없는 상태에 몰려 있고 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미 국채 구입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기업의 실적악화로 세수는 급격히 하락하는데 비해 경기부양책으로 정부지출은 계속 증가해 미국은 다시 국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돼 달러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로 인한 지나친 달러 발행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 주요국가들 또한 재정적자로 신음 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달러화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인플레이션 우려 심화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금을 비롯한 상품투자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이다. 결국 최근 금 열풍은 미국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디플레이션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서로 다른 전망 가운데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금 열풍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각도 있는데 이는 세계가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 약세와 저금리가 달러 화로 표시된 금융상품 대량 거래를 촉발시켜 자산 거품이 전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데 달러화로 표시된 금융상품에 대한 대규모 청산이 일어나는 6개월 내지 1년 후에는 전 세계의 자산 거품이 더욱 커져 자산붕괴의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미 연방준비이사회가 금리인상에 나서면 달러 가치가 20~25%나 상승해 전 세계 모든 투자자들이 달러 매도를 중단하고 경쟁적으로 위험자산을 매각하게 되어 현재 형성된 거대한 자산 거품이 붕괴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렇게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의 골이 깊을수록 개인이나 기관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품과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일어나게 되는데 항상 경계해야 할 점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며 그에 따르는 기대수익률도 높아지는데 이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예상 손실률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투자는 위험관리인데 현 경제상황 하에서는 보수적 분산투자의 기본원칙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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