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남대 Art&C팀 학생들이 기획전을 앞두고 파이팅을 하고있다 |
전문 큐레이터가 아닌 미술학도들이 전시를 직접 기획, 전국 작가를 대상으로 공모하고 섭외하는 등 기획전을 마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큐레이터나 학예사가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지역대생이 기획한 전시가 사설 갤러리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의 숨은 주인공은 한남대 미술대학 예술문화학과 1기생들. 3학년인 이들은 지난 학기`전시기획'수업을 수강하면서 전시 기획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지식도 경험도 부족한 이들에게 사설 전문갤러리를 무대로 전시를 연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과도 같았다. 우선 이들은 한 학기 동안 정립한 이론을 바탕으로 지난 9월`Art&C'라는 전시기획팀을 구성했다. 15명의 학생은 2팀으로 나눠 전시 기획서를 작성했다. 기획 의도부터 작가 공모·섭외, 작품 모집, 홍보물 제작·배포, 디스플레이까지 모두 이들 스스로 해야 할 몫이었다.
박혜민 양은 “학생들이 기획한 전시에 전문 작가들의 작품을 걸고, 관람객을 끌어들인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지 모른다”며 “기획 의도와 맞는 전시를 이끌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작품 섭외를 위해 전국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마련한 기획 전시에 많은 작가가 의아해하면서도 신선하다는 반응으로 참여의사를 밝혀왔다.
작가 섭외 담당을 맡았던 주미란 양은 “기획서를 접한 작가들이 기대 이상으로 기획 의도를 보고 재미있어 했다”며 “전국 각지에 있는 20대에서 40대까지의 작가들이 참여 의사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미정 양은 “기획서를 직접 작성해 보지 않았던 탓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팀원들이 함께 단합해 좋은 결실을 얻게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성과는 주변의 도움도 큰 역할을 했다. 전시공간을 구하지 못해 고심하던 이들에게 우연갤러리가 선뜻 손을 내밀었다. 대관료도 받지 않고 2주 동안 공간을 제공키로 한 것이다. 여기에 지역 미술소식지인 아트대전이 홍보를 담당하며 후원자로 나섰다.
변상형 예술문화학과 교수는 “이번 전시 기획은 전시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학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재정, 공간, 경험의 한계를 느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기획전은 오는 9일부터 23일까지 `포커페이스'와 `수애(手愛)'를 주제로 열린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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