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섬에 가고 싶다 |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요소가 가미된 부분도 많아졌지만, 그가 본질적으로 추구하고자한‘한국적 서정’취지에는 결코 변한 게 없다.
서양화가 김치중 작가가 오랜만에 풍경만을 소재로 한 개인전을 마련했다.
최근 들어 누드크로키로 지역 화단을 찾았던 그가‘한국적 미’가 물씬 풍기는 풍경화를 들고 나온 건 5년 만이다.
김 작가는 “한국의 풍경을 화려한 색채와 율동으로 환상과 추상성을 가미해 새로운 느낌으로 풍경화를 시도했다”며 이번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그의 작품에는 꽃 같은, 집 같은, 섬 같은 것들이 주로 담겼다. 마음의 풍경이다. 특정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소박 하면서도 정겨운 고향의 모습을 꿈꾸는 작가의 의도이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때론 붓 가는 대로, 그려진 것으로 그가 창조해 낸 마을이며, 꽃이다.
“시골 동네에 작업실이 있는 탓에 사계절 변화되는 마을 풍경을 머릿속에 넣었다. 다시금 재해석 해 캔버스에 담았다. 어디냐고 물으면 이곳도 저곳도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상상 속의 자연 풍경이지만 누구든 고향을 품을 수 있게 하는 그의 작품. 이런 느낌이 부각된 데는 부드러운 붓질의 사용이 한몫했다. 거친 나이프의 느낌 대신 붓질로만 화면을 표현, 수십 번의 덧칠에도 결코 무겁지 않은 질감 표현이 기운생동하는 고향의 모습을 그려냈다.
뚜렷이 장소를 알 수는 없지만, 가까이 접할수록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정겨운 고향의 풍경이다.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 처리도 작지만, 변화가 느껴진다. 이전 작품에서는 산 아래에서 위를 보는 입체적인 풍경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산 위에서 보는 풍경으로 화면을 평면화시켰다.
“작은 그림은 커 보이고, 큰 그림은 작아 보일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자 노력했다. 화면 구성이 잘 되면 감상자로 하여금 조잡하거나 복잡해 보이지 않는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의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둔산동 거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전시되는 30여점 가운데 최근작이 주를 이루며, 100호 이상의 대작도 선보인다.
한편, 김 작가는 70년 경희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현재는 배재대 미술학부 교수, 배재대 박물관장, 대전드로잉회 고문, 대전구상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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