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마당]아! 행복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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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마당]아! 행복도시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01 20면
  •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2002년 말에 우리나라의 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한 빅뉴스가 있었다. 당시의 여당이 여러 달의 경선 후 대통령후보자를 내었고, 그 후보자의 대통령 선거 운동 중 내 놓은 공약이 그것이었다. 당시의 여당과 후보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세우겠다는 가히 메가톤급 공약을 내세웠다. 이 공약에 힘입어 여당이 내세운 대통령후보가 당선되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자가 다름 아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는 그의 뚝심으로 이 공약을 밀어붙여, 부지를 연기군으로 확정하게 된다. 급기야 2005년에 토지보상을 하고, 2006년엔 행정복합도시 건설청이 입주하면서 첫 삽을 떴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행복도시는 계속 진행되어 최근에 가보니 토목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있었다.

이런 행정복합도시를 찬성하고 반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시의 기능과 효율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각계각층에 적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되고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이 도시가 다시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다. 원안 파기와 개정안을 내어 그동안 행정 복합도시가 아닌 능률적인 교육과 산업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열거한 이 도시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앞으로 이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도시가 만들어질지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2002년 대통령선거를 되짚어보면 당시 여당의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야당의 이회창 후보에게 지지도 면에서 상당히 뒤떨어져 있었다. 이때 이런 격차를 단숨에 따라 잡으려면 충청권, 아니 중부권에서의 혁명적 제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당근으로 신행정수도는 요새 말로 대박이었다. 이 공약은 적중해 예산 출신인 이회창 후보를 뛰어넘는 충청권의 밀어주기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되었다. 이 신행정수도는 그 내공이 엄청나 서민의 친구였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또한 노무현 대통령을 아쉬움 속에 사망하게 만들었다. 그가 만약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우린 지금도 정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객 노무현을 보고 있을 것이다.

2008년 2월에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그가 대통령 후보 때부터 솔솔 주위에서 불거져 나온 수도권중심의 편애와 행정수도 전면 백지화를 반증하듯 대통령에 당선된 후부터 이 도시에 대한 전면 재편의 움직임을 보이던 중, 행복도시의 옆 동네 출신인 총리를 앞세워 급기야 이런 굴곡의 역사를 갖고 있는 행복도시계획을 원안 파기 후 개정안을 내어 새로운 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 까지 발표했다. 그때가 엊그제인 11월 27일이다.

처음 계획안이 나온 2002년, 아니 노무현 대통령 당선 시기부터 따져도 7년 동안 엄청난 국세를 몰아넣고 공사해온 범국민적 약속인 행복도시원안이 전면 폐기 후 수정 개편되어 다시 시작해야하는 중대 기로에 우린 서있다. 물론 도시의 효율을 높이고, 더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하니 무조건 반대할 일만은 아니겠지만, 여기서 꼼꼼히 한번 따져 볼 일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이젠 3년 남짓 남았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이 부지선정과 토지보상만 하는데 무려 2년이 걸렸고, 토목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대통령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다시 시작하는데 지금의 대통령의 임기는 3년여 남았다. 2년 6개월 후엔 우린 또다시 각 당의 대통령후보로부터 수많은 공약을 들어야하며, 그중 이 도시에 대한 공약이 또 나올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는 행복도시가 정치의 하수인으로 쓰이고 있다는 말이다. 행복도시가 또다시 정권창출의 노리개로 사용되거나 정권 유지의 당근으로 사용되어진다면 지금 벌겋게 벗겨진 행복도시의 부지는 황무지로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며, 행복도시와 관련된 수많은 국민이 고통에 빠질 수밖에 없다. 행복도시는 더 이상 정치논리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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