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원촌교에서 읍내사거리 쪽으로 가다보면 도로 옆에 남성 성기를 닮은 읍내동 당아래 장승이 있다.
높이 76㎝에 도로변에 바로 붙어 있는데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장승은 남성을 상징하는 모양 탓에 장승이라기보다는 돌이다.
지금도 정월 열 나흗날에 열리는 장승제 때 장승의 몸에 황토를 바르고 장승 주변에 새끼줄을 치는데 황토를 바르는 이유는 붉은 황토가 악귀를 쫓아주기 때문이다.
당아래 장승 인근에 산다는 김복자(77·대전시 대덕구 읍내동)할머니는 “정확히는 몰라도 옛날 갑천에 배 대던 곳에 있던 것을 이리로 옮겨왔다고 들었다”면서 “옛날부터 아들을 낳기 원하는 여자들이 여기 와서 빌었는데 요즘도 새벽녘에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말했다.
고려시대부터 회덕현의 소재지였던 읍내동에는 당아래 장승 외에도 동헌터(회덕주민센터 뒤편) 앞에 뒷골장승이 있다.
높이 1.5m 정도로 키가 큰 천하대장군(할아버지 장승)은 고깔을 쓴 것 같은 뾰족한 머리에 웃는 얼굴이며 60㎝가량으로 키가 작은 지하대장군(할머니 장승)도 부리부리한 눈에 수줍은 표정을 하고 있다.
대전문화연대 안여종 운영위원은 “옛날에 장승은 어느 마을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도시화와 산업화로 사라지거나 이리저리 옮겨져 제 모습을 잃고 있다”고 아쉬워하며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장승들이 잘 보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성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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