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자판기 성인인증은 폼?

아무 절차없이 구입 가능 청소년 흡연 무방비

대전 시내 일부 담배자동판매기가 성인인증을 받지 않고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돼 있어 청소년들이 흡연에 무방비 노출돼 있다.

29일 유성구 모 대학에는 무려 10개의 성인인증이 필요한 담배자판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 대학에는 20세 미만 성인이 아닌 학생들도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성년자들이 쉽게 담배를 구입할 수 있었다.

기자가 직접 대학 내 담배자판기에서 담배를 뽑아본 결과, 성인인증 절차 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청소년들도 담배를 구입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담배자동판매기에 성인인증 장치를 설치했지만 이에 따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청소년 흡연을 막자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담배자판기는 담배구입자가 주민등록증을 넣으면 생년월일 6자리를 읽어 성인 여부를 가린 후 담배판매가 이뤄지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 내 설치된 담배자동판매기를 통한 청소년들의 담배구매는 여전히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학교당국과 담배자판기 관리업체들은 잦은 고장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잠시 인증장치를 해제해 놓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소년 흡연은 성장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어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대학 내 설치된 담배자판기는 위탁업체가 관리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장난을 치고 사용하다 보니 자판기에 설치된 인증기 고장으로 오작동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인증기가 주민등록증만 인식할 수 있지만 다른 증명서, 카드 등을 넣는 일부 학생들로 인해 자주 고장이 난다”며 “인증기계를 고치는 동안 임시로 성인인증 없이 담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