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육동일 교수는 그동안 지역 지방자치 학자로서 기고한 칼럼들을 모아서 『육동일과 함께 지방자치의 길을 찾다』라는 칼럼집을 내고, 그동안 지역 내에서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박성효 대전시장은 빈곤지역 도시재생 사업인 무지개 프로젝트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 『무지개 프로젝트』를 펴내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재선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내년 6·2지방선거의 법정 시한(선거일 전 90일)인 내년 2월 말까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며 전국적으로도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사전적 의미에서 출판기념회는 “저작물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에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베푸는 모임”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지역에서 정치인들이 여는 출판기념회는 사전적 뜻 이외에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개인홍보의 의미를 들 수 있다. 거금을 들여 출판기념회를 여는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리는 홍보를 통하여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목적이 있다. 정치신인이나 지난 선거에서 낙선하여 재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유용하게 이용된다.
둘째, 선거출정식의 의미가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닌 개인 출판기념회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참석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정치적인 세 과시라고 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 이미 내년선거는 시작됐고, 이러한 행사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출마선포의 의지를 밖으로 확실하게 표명하는 것이다.
셋째, 합법적인 정치후원금 모금의 의미가 있다. 요즘 선거법이 워낙 엄하게 적용되다 보니 선거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책을 팔아서 얼마나 많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 시점에선 가장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에 출마를 꿈꾸는 예비후보자들이 자주 이용한다.
넷째, 지적이미지 각인의 의미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지적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정치인으로서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책을 통해 벗어버리고픈 심정과 실천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출판기념회가 꼭 당사자들에게 득이 되는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같은 기간에 열리는 행사는 책 내용의 질, 판매 부수, 참여인원, 참여인사들의 중량감, 언론의 관심도 등이 꼭 비교되어 평가되기 때문이다. 벌써 언론에선 예민하게 반응하여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렇듯 오히려 이것을 하지 않느니만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정치(예비)인들의 출판기념회가 한창이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은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어쨌든 기념행사를 통하여 본인들이 소망하는 모든 것들과 지역민들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축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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