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결혼시즌을 맞아 대전지역에선 전세값이 폭등한데다 물량마저 소진돼 전세 품귀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대전 5개 구를 통틀어 전세집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중개사무소에는 하루에도 수십명씩 전세를 찾는 방문자가 꼬리를 물고 있지만 물건이 없어 헛걸음 치기 일쑤다.
결혼을 앞둔 김성민(32·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결혼 날짜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전세 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계룡시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연락이 와 오는 28일 집구경을 할 예정”이라며 “출퇴근이 불편하겠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 역시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전세대란을 겪으면서 집주인이 터무니없이 전세값을 올려 달하라고 요구할 게 불보듯 뻔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거리에 나앉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전세 구하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전을 떠날 생각이다.
이들이 갈 곳은 대전과 근거리에 있는 계룡시를 비롯해 공주시, 연기군 등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세종시 원안 추진이 어렵게 되자 수요가 남아돌면서 전세 물량이 남아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세종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연기군의 경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30~40% 급락했는데도 실거주자가 나서질 않고 있어 전세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대전에서 20~30분거리에 있기 때문에 통근하는데 별문제가 없어 자금여력이 없는 서민이나 예비신혼부부에게는 안성맞춤이다. 30분 정도의 통근거리인 공주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전세수요자들의 얘기다.
계룡시 역시 대전에서 30분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아 전세 수요자들에게는 인기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계룡시 일부지역은 벌써 대전에서 밀려든 수요자들로 인해 전세 물량이 소진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대전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인구유입이 없는 대전지역은 전세수요자마저 타지역으로 빼앗기는 상황”이라며 “내년 도안신도시 내 일부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전세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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