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
제2의 인생의 문을 열고 나가는 퇴직자도 똑같은 미래가 주어지고 새로운 시작이 요구되기 때문에 당연히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퇴직자라고 해서 변화된 사회의 가치가 덜할 것도 없고, 방향이 달라질 뿐 자신의 능력이 떨어질 것도 없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비전을 세우고 달성하면 또 다시 제 3의 미래로 가는 문에 도달할 것이다.
코펜하겐의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지내고 세계 100여개 기업과 정부기관의 전략부문 컨설팅을 수행해오고 있는 미래학자 룰프 옌센 박사는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에서 “정보사회의 태양은 지고 있다. 정보사회의 차가운 논리와 기술적 사고보다 꿈과 감성과 경험과 이야기가 담긴 드림 소사이어티에 의해서 더 많은 구매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에 덴마크에서 룰프 옌센 박사를 만났을 때 단정하게 우리 전통한복을 차려입고 우리를 맞이해 주는 것을 보고 그는 몸소 한복을 통하여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친근감을 일으키고 있음을 알았다. 달리 생각해보면 그분이 2007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누군가 한복을 선물하여 그분의 관심과 연대감을 갖게 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옌센 박사는 누누이 “모든 것은 가슴(Heart)에서 결정된다. 감성을 좌우하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축제 속으로 200여 년 전의 영웅을 초대하여 대화하고 그를 마케팅 브랜드로 활용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200여 년 전의 영웅이 이야기 속으로 다시 살아나올 수 있음을 생각해보자. 제2의 인생의 문을 여는 세대가 해야 할 역할이 바로 드림 소사이어티가 아니겠는가? 룰프 옌센은 인간의 감성욕구를 자극하는 여섯 개의 시장을 제시하고 있다. 모험을 파는 시장, 우정과 사랑을 위한 시장,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시장, `나는 누구인가'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는 시장, 마음의 평온을 위한 시장, 신념을 추구하는 기업의 시장 등이다.
금년에 동구에서 시도한 `대전역 영시 축제'가 상당부분 미숙한 요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도 바로 반세기 전후의 사회적 정서와 이야기를 되살려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생산성 구조는 상당부분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정부의 적절한 정책개발과 개인들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일이다.
소위 퇴직세대 문제와 노인 문제라고 하는 인식은 퇴직 자원과 노인자원이라고 하는 인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각 개인들은 할 수 있는 일의 차별성을 인정하고, 소득의 차이를 인정하며, 새로운 역할에 맞는 사고와 능력을 갖추고 기성세대의 몫을 분담해야 할 것이다. 노인복지에 투입되는 예산은 기초노령연금을 비롯해서 10가지가 넘으며, 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연간 예산총액의 10% 내외를 점한다. 점차 그 같은 예산이 노인 생산활동 보조비와 노인 학습을 위한 투자비 성격의 금액으로 전환되고, 실질적 효율성도 높아지도록 혁신을 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퇴직자와 노인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일할 권리를 보장해 줄 때 소위 노령화 사회에 대한 걱정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노인세대 또한 동참할 수 있도록 적응력과 마음의 채비를 가다듬고, 정성과 열정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나서는 자세를 가져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기성세대의 경험과 감성을 활용하여 드림 소사이어티를 창출하는 새로운 문을 열도록 사회적으로 합의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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