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찬 대전카네기연구소 소장.카이스트 대우교수 |
친일파 형사에게 붙잡힌 강(姜) 의사는 일제의 법정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일본인 판사가 처음에는 ‘피고’라고 불렀으나, 그의 인격과 기품에 압도되어 ‘강 선생’, ‘영감님’이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인품은 과히 상상하고 남는다.
옥바라지를 하던 아들 중건에게 그는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는 말을 남겼다.
1920년 11월29일 서대문 형무소 독방에서 강우규의사는 교수형을 당하기 전 마룻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유언을 남겼는데 그때 그의 나이 65세였다고 한다. 그가 남긴 순국시는 다음과 같다.
斷頭臺上猶在春風 有身無國豈無感想
(단두대상유재춘풍 유신무국기무감상)
‘단두대에 홀로 서니 춘풍만이 감도는구나.
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회가 없으리오.’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나이 많은 65세의 독립 운동가는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글을 남겼다. 얼마 전 TV에서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필자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그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 하였다.
우리에게 있어 조국과 민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가장 낮은 단계의 사랑은 자기사랑이고, 그 다음은 이웃사랑, 그 위의 사랑이 사회, 그리고 민족과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심이다.
만해 한용운은 지도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종이라고 하는 것은 치면 소리가 난다.
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세상에서 버린 종이다.
또 거울이란 비추면 그림자가 나타난다.
비추어도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세상에서 내다버린 거울이다.
보통 사람이란 사랑하면 따라온다.
사랑해도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또한 세상에서 버린 사람이다.’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대의(大義)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버릴 준비가 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벌벌 떨게 하고 다른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보다도 강하다’고 톨스토이는 말했다. 지금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잃은 지도자라면 선(善)과 의(義)라는 씨앗을 뿌려 보는 것이 어떨까? 지도자에게는 정의로움과 의협심(의)이 중요하고 불의(不義)와 타협하지 않는 마음 또한 중요하다. 선(善)과 의(義)를 행함에 있어 가장 큰 적은 바로 ~ 때문에 ~ 할 테니까? 라는 이유에서 나오게 된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선(善)과 의(義)를 행하는 참다운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