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일단 상전(上典)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자체, 검찰 등 타 지역에도 기본적으로 있는 기관을 빼고도 대전에는 정부 3청사, 국가출연연구소 등 정부기관이 즐비하다.
이들 각 기관 수장은 차관 급인 데 비해 지방청장은 차관보 대우를 받고 있다. 대외적인 행사에서 의전 순서가 밀리는 것은 똑같은 기관장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
경찰 고위직들이 대전행을 꺼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한 가지라는 분석이다.
관할 구역이 좁고 전국에서 가장 늦게 출범한 점도 ‘체면’을 무시할 수 없는 기관장 처지에서는 대전은 매력 있는 곳이 될 수 없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고위직 인사에서 대전, 충남 지방청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대략 4명이다.
치안감으로는 부여 출신인 김윤환 경찰청 경무기획국장, 경기도 평택 출신으로 충남청 차장을 지낸 최광화 제주청장 등이 거론된다.
승진이 유력시되는 경무관 중에서는 홍성이 고향인 박천화 서울청 교통지도부장, 논산 출신 임승택 경기청 1부장이 꼽힌다.
총경들도 대전 일선 서장이나 지방청 참모 근무를 선호하지 않고 있다. 대전 일선 서장은 충남지방청 관내 일선 서장과는 달리 ‘기관장’의 위상을 찾기 어렵고 복잡한 사건도 많기 때문이다.
하위직들의 사정은 다르다. 아이들의 교육 등의 이유를 들어 충남지역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청과 충남청 분리 이후 사실상 양쪽 기관의 전출입이 쉽지 않아 대전 전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한 경찰관은 “고위직은 같은 값이면 관할 구역도 넓고 예하 경찰서도 많은 곳에서 치안 수장을 하려하나 일선 경찰들은 대도시 근무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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