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 LH, 재개발 발목 잡나

대전 곳곳 재검토 등 통합 후 사업성 낮은지구에 소극적

대전 지역 곳곳에서 추진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통합이란 암초를 만나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토지공사, 주택공사 통합 후 재무관리 개선 등을 이유로 사업성이 낮은 신규사업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서다.

23일 자치구에 따르면 LH가 자치구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정비구역지정을 거쳐 협약을 거쳤던 사업지가 진척을 못 보이며 사업도 늦어지고 있다. 동구는 앞으로 새롭게 추진하는 대신2, 천동3, 소제, 대동2 등은 LH(옛 대한주택공사)와 사업을 위한 협약을 거쳤다.

하지만 통합된 LH에 사업추진을 재차 요청했지만 LH 측은 사업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됐다. 이곳은 LH에서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보상 등 절차에 들어가야 하지만 LH 본사에서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대덕구, 중구 등 다른 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 대덕구는 효자지구에 대해 LH에서 정확한 답변이 없어 사업 진척이 늦어지고 있다.

중구도 대사 2구역에 대해 LH측에 공동주택방식의 주거환경개선사업 검토를 요청했지만 사업에 회의적 답변을 전달받았다. 이같은 자치구의 사업에 대한 구애 요청에도 LH도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LH도 사업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있다. 기존에 사업했던 지구에서 재미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에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분양에 나섰던 석촌2, 대신 지구 등은 낮은 분양률로 미분양 물량이 많은 상태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관련법에 따라 낙후지역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공동주택방식, 현지개량방식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동주택방식은 새롭게 공동주택을 공급해 정비하는 것이며 현지개량방식은 도로 등 기반시설만 정비하는 것이다.

현지개량방식은 자치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지만 공동주택방식은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치구도 LH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LH 관계자는 “통합 후 본사에서 신규사업에 대해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며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치구 관계자는 “당초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LH공사에서 진척이 없어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