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 |
1979년에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행주산성에 신기전과 화차를 처음 복원하여 전시하게 되었다. 신기전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면 할수록 옛 모습처럼 복원하여 발사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다. 1993년 대전 엑스포 때 소, 중신기전을 복원하여 화차에서 발사되어 많은 사람들이 우리 로켓 신기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대신기전도 복원하였는데 600~700m정도를 날아갔다. 그러나 당시 대신기전의 공개 발사시험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필자는 당시 대신기전의 사정거리를 1km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었고 따라서 좀 더 복원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당시에 대신기전의 사정거리를 1km 이상으로 추정하였던 이유는 대신기전보다 크기가 작은 영국의 6-파운더(Pounder) 로켓의 사정거리가 1.8km 이었기 때문이다.
항공우주연구원장의 임기를 끝내고 2006년부터 대신기전의 재복원을 추진하였다. 당시 조청원 중앙과학관장이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에게 건의하여 대신기전의 복원이 추진되었다.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중앙과학관이 공동으로 복원에 참여하도록 계획이 세워졌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그 후 독자적으로 대신기전의 복원을 시도하여 몇 차례에 걸쳐 발사시험을 하였고 2008년 4월에는 복원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필자는 항공우주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C대학에 위탁연구를 통하여 복원을 추진하였다.
중앙과학관은 전통한지를 이용 약통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을 자문하였다. 필자는 그 동안의 연구와 복원을 통해서 얻은 자료를 이용하여 대신기전의 재복원을 시도하였다. 필자는 C대학의 로켓동아리 학생들이 제작한 종이약통을 김해근처의 화약공장에서 12회에 걸쳐 20여개의 약통에 추진제를 충전하고 연소실험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복원시험을 거쳐 신기전 약통에는 연소실의 압력을 높이고 연소가스의 분출속도를 높여주는 노즐(Nozzle)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작년 9월 찾아내게 되었다. 15세기 우리나라의 로켓 구조는 노즐을 사용하던 외국의 로켓과 구조가 달랐던 것이다. 필자의 초기 추정이 잘못되었고 따라서 대신기전의 사정거리 추정에도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필자가 잘못 추정한 대신기전의 구조와 사정거리를 바탕으로 복원하였다면 옛날의 대신기전 원형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는 항공우주연구원과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소, 중신기전과 산화신기전의 2단 로켓인 지화까지도 복원을 마쳐서 연구를 시작한지 38년 만에 모든 종류의 신기전 복원을 마쳤고 이를 모아 신기전 축제를 개최 할 수 있었다. 신기전은 복원 가능한 로켓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특히 산화신기전은 세계 최초의 2단형 로켓이다. 따라서 신기전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전통 로켓축제이며 우리민족의 우수한 과학기술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우주과학축제다. 내년에는 더 많은 청소년들이 신기전축제에 참여하여 즐기며 미래의 우주과학자 꿈을 키우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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