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H1N1 바이러스라고도 하는데 H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기 위해 우선 세포에 달라붙는데 사용되는 도구로 H1부터 H16까지 16 종류가 있고, N은 세포내에서 증식된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9종류가 있다. 최근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타미플루라는 약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N을 억제하여 바이러스가 침입했던 세포에서 다시 밖으로 배출되어 온 몸에 퍼지는 것을 막는 약이다.
흔히 사용되는 항생제라는 약제는 세균을 죽일 수는 있으나 바이러스는 죽이지 못한다. 타미플루도 바이러스가 몸안에서 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있어도 죽이지는 못하므로 결국 바이러스를 없애는 궁극적인 방법은 우리 몸이 군대를 만들어 퇴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몸의 방어에 필요한 군대를 만들기 까지는 며칠이 걸리므로 미리 이런 군대를 만들어 감염시 빠른 시간내 퇴치하기 위하여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무서운 점은 계속적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미리 예방주사를 맞아 군대를 만들어 놓으면 일단은 물러갔다가 1년 내에 진화하여 군대세포를 무력화 시킨다. 치료약제인 타미플루에도 시간이 지나면 진화하여 무력화 시킨다. 지속적인 타미플루의 사용으로 작년에 유행했던 바이러스들은 99%가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약이 듣지 않는다 한다. 최근 변종플루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접하는데 날이 갈수록 내성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더 강력한 타미플루가 개발되어야 하는 악순환이 된다.
바이러스가 세포내로 침입하고 다시 빠져나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네 사는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어떤 것이 필요할 때는 모두 달라붙어 관심을 보이다가 필요 없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두 빠져 나간다. 신종플루처럼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기로 충청지역에 갑자기 들어선, 행복도시가 이제는 해법을 못 찾고 모두 빠져나가려고 하는 불행한 도시가 되었다.
결국은 유령 도시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충청인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게다가 세종시 특별위원회란 변종플루가 출몰하였다. 현재로서는 타미플루를 사용할 것인지 단순히 증상만 줄이는 일반 감기약을 사용할 것인지도 뚜렷치 않다. 잘못된 처방은 효과는 고사하고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의문은 이 위원회가 처방하는 타미플루가 효과가 있을 것인지다. 이미 오랜 논란 끝에 내성이 생겨 기존에 논의되었던 내용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서울대 공대 이전과 대덕연구단지와 연계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 되었는데 이런 움직임을 타미플루가 아니고 단순 감기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하는 약은 아직 없으므로 최소한 타미플루 만큼은 강력한 복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국론 분열로 우리 국가가 임종을 맞이하지 않도록 국민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정확한 처방이 내려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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