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충남경찰청 산하 경찰서가 적발한 음주운전 건수는 모두 1048건. 이는 지난해 10월 1671건보다 무려 37.3% 급감한 수치. 음주운전 급감 현상은 지난달뿐만 아니라 8월과 9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올 8월과 9월에는 각각 1497건과 1251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1607건과 9월 1521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대전경찰청도 최근 음주운전 단속 건수가 급감했다. 지난달 대전권 경찰서가 단속한 음주운전 건수는 783건으로 지난해 10월 952건의 17.8%가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적발자는 25만 1034명으로 지난해 동기(31만 3918건)에 비해 2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신종플루 `각성(覺醒)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 이후인 8월부터 신종플루가 대유행 하기 시작하면서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를 피하려는 경향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술자리 또한 이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될 수 있으면 이를 피하고 일찍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 음주운전이 줄지 않았느냐는 관측이다.
직장인 김 모(41)씨는 “예전 같으면 갖가지 모임에 반드시 참석하는 편이었는 데 신종플루가 유행하고부터는 술자리를 피하는 편이고 동료들도 비슷한 경향”이라고 달라진 직장문화를 설명했다.
경찰 또한 비슷한 해석을 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면서부터 음주단속을 통해 감염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은 후 감지기 등을 매 시간마다 소독하면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예전에 비할 때 위반자를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충남청 관계자는 “심하면 하루에 1~2명도 단속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태반”이라며 “아마도 신종플루 공포 때문에 시민들이 술자리를 가급적 피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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