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형]떡 하나에 넘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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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형]떡 하나에 넘어갈 것인가

[월요아침]조신형 대전시의회 의원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23 20면
  • 조신형 대전시의회 의원조신형 대전시의회 의원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된 곳은 없다.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는 전체인구의 절반수준인 2400만명이 넘는다. 이것은 우리나라 개발시대 기저를 수도 서울 일극체제로 발전시켜온 결과로서 대한민국을 수도와 비수도권으로 양극화 시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 조신형 대전시의회 의원
▲ 조신형 대전시의회 의원
세종시에 대한 논란은 여기부터 시작된 것이다.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정쟁과 선거에 악용하는 면도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다같이 사는 방법론에서 끝없는 논쟁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적 이용세력과는 별개로 세종시에 정부 행정기관이 수도이전 수준으로 오는 것을 왜 해야 하는가?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고 본다.

세종시는 법적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인데 주목적은 지방분권정책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각종 결정권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국토의 균형발전과 특화발전을 꾀하자는 것 중의 하나인 것이다. 수도권의 행정기능을 다른 지방에 이전하여 수도권의 인구까지 분산시키는 효과를 통해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것이다. 지방자치는 형식적으로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의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자치입법권과 행정권, 인사권, 재정권은 중앙에서 틀어쥐고 있으므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지방화가 세계화이다'라는 말의 뜻은 지방의 특화 발전이 세계 도시 간 경쟁에서 차별화가 되고 그것이 세계경쟁에서 이기는 초석이라는 것이다. 특화 발전을 하려면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에 적절히 돌려줘서 지방 특유의 발전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지방분권 정책이며, 분권 없는 지방자치는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대전시의 경우에는 행복도시 인근도시라는 이유로 타 광역시도는 정부 공기업이 10여개씩 내려가 성장 동력을 삼아 혁신도시를 건설하는데 단 한개도 오지 못함에도 균형발전이라는 명제하에 행복도시 건설을 염원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세종시 축소 내지는 수정을 진행시키고 있다. 만일 세종시에 일부 행정부처를 포함한 기업도시나 과학도시의 형태가 조성된다면 그야말로 대전시 축소판이 세종시에 건설되므로 이것은 국가 균형발전도, 지방분권도 아닌 지방민들의 대이동으로 종지부를 찍고 말 것이다. 결국 또 하나의 지방간 경쟁만 부추기는 꼴이 되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 일부에서 충청권이 이해할만한 대책 운운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수도권중심론적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기형적 발전을 이끌어본 사람들의 편협된 사고일 뿐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 분권을 통한 수도권과 지방간의 경제·교육·문화의 격차를 줄여 국가경쟁력의 추락을 막기 위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수도분할로 인한 비효율성 주장에 대해서는 수도권 기능 전체를 분할하는 것이 아니기에 수도분할이라는 용어 자체도 맞지 않으며, 정부 부처 장관회의 등 공간적 이동불편에 대한 비효율이라면 효율적인 회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옳다. 또한 효율만이 능사라면 지방의 특화발전 성장 동력원으로서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계획한 혁신도시도 모두 백지화 시키고 수도권에 대한민국 전체를 모아야 맞다.

충청권에 대한 수도권중심론자들의 태도는 마치 울면 떡하나 주면 된다는 식의 해괴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기업도시, 녹색도시, 교육과학도시 등 충청권에 떡하나 주면 예전에 약속했던 것은 모두 잊을 것이라는 오판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에서는 국가적 원칙과 약속에 대하여 신의를 지켜야 한다. 국민적 저항은 정권에 대하여 신뢰를 잃게 될 때 반드시 일어난다.

충청권에서도 반성할 점이 많다. 인구사회학적, 정치적 한계로 늘 눈치만 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릴 수밖에 없었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좀 더 현명하고, 실리적이며, 정면 돌파력이 있어야 한다. 이제 얼마 있으면 정부에서 세종시의 변종을 우리에게 내놓는다고 한다. 대전·충청인의 정체성과 주인정신, 단결력이 실험무대에 다시 올려지는 것이다. 무엇으로 결정될 것인가? 우리 대전·충청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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