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직장에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적 배려와 상사들의 충고에 따라 자격증을 3개 취득하는 등 우수인턴까지 뽑혔지만 취업에 대한 막막함은 감출 길이 없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이모(25·여)씨도 비슷한 처지다. 올 2월 대학졸업 후 연구원 인턴으로 선정돼 6개월째 단순 지원업무를 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몇개월 있으면 떠나야 한다.
더욱이 자신과 같은 비슷한 시기에 인턴 근무계약이 만료되는 사람들에다 대학을 졸업하는 새내기 사회인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을 생각하면 취업문이 더 좁아지지나 않을까 마음이 무겁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계약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 인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약 연장 가능성이 낮은 데다 그동안 쌓은 실무경험이 사실상 단순업무에 그쳐 취업을 하려는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이를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쌓이고 있다.
한 행정인턴은 “인턴 근무가 사실상 기업에서 스펙으로 인정이 안 되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계약이 끝나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인턴들의 이 같은 고민은 공공기관 인턴 10명 중 4명 정도가 계약만료 전에 중도 포기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올 초 정부대전청사 통계청 등 7개 입주기관 행정인턴은 200명이었으나 현재 남아있는 인원은 105명. 국가기록원의 경우, 행정인턴 3명을 선발했으나 3명 모두 그만 둔 상태다.
정부출연 연구기관도 지난 2월부터 몇 차례에 걸쳐 이공계 졸업생(학·석·박사) 인턴 연구원 1500여명을 선발했으나 현재 3분의 2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KAIST는 올해 연구원인턴 222명을 선발했으나 현재 165명만 근무중이다.
이와관련,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출연연 관계자들은 상위기관인 기초기술연구회에서 내년 인턴직원 선발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대부분 출연연들은 자체 경상비 절감으로 연구원 인턴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어 이같은 축소 방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이광오 정책국장은 “연구원 인턴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 미명아래 국민기만과 출연연 모독, 노동조합 우롱을 한 것 뿐”이라며 “인턴채용보다는 예산확보 범위 내에서 신규인력 채용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대 배진한 경제학과(노동경제학 전공) 교수는 “해당기관에서 인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이것을 어떻게 이끌어갈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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