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료기관 전화 또는 방문 접수, 인터넷 예약 등 3가지 방법으로 접종 예약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료기관들은 전화 및 방문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버티면서 원성을 샀다.
서구 A 소아과 관계자는 “워낙 전화가 많이 걸려오기 때문에 전화 예약을 받으려면 다른 일을 못 할 지경”이라며 “방문 접수도 안 된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라”고 둘러댔다. 인근 B 소아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병원 간호사는 “전화 또는 방문 접수를 받으면 환자 자료를 다시 인터넷으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전화 및 방문예약 거부 사례는 대형병원 쪽에 주로 나타났으며 이 때문에 힘들게 병원을 찾은 일부 신청자들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병원 편의만 생각하며 신청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진 또한 파김치가 됐다.
동구 C 내과 관계자는 “간호사가 3명인 데 온 종일 문의 전화가 걸려오는 통에 1명을 전담 상담원으로 배치하고 나니 다른 업무에 공백이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도우미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나서 해당 병원에 확인 전화를 걸어오는 사례와 “백신이 정말 안전 하냐, 수급량은 충분하냐”고 따져 묻는 시민들도 있어 의료진은 온 종일 스트레스를 받았다.
더욱이 도우미 사이트를 통한 예약 신청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병의원 행정지원 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신청자 문의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연출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영유아 및 미취학 아동백신 부족 현상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한 주에 50만 명 분으로 전국 9000여 곳이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을 감안할 때 접종 초기 백신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학교 예방접종과 영·유아 예방접종이 겹쳐서 처음 2주 동안은 물량이 부족할 것이지만 매주 백신이 생산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백신을 다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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