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의좋은 형제도 12월 무대에 올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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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의좋은 형제도 12월 무대에 올리죠”

[인터뷰]20년 오페라 외길 인생, 양기철 단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18 10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20년 동안 `지역에서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오페라 외길 인생을 걸어온 양기철 충청오페라단 단장(현 신성대학 교수)은 어려웠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서도 무언가 환희에 차 있다는 느낌을 줬다. 조촐한 소극장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상시 공연하는 것이 소망이라는 그의 말에서 순수한 외길인생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1문1답.


-충청오페라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소감을 한 말씀 해 달라.

▲처음에는 오페라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막상 20년을 하고 보니 개인이 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작업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를 흉내 내는 것에 그쳤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소재로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지역오페라단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오페라단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제작비 부담이다. 유명한 오페라의 경우 제작비가 3억~4억은 족히 들어가는데 보조금이 10% 수준 밖에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지방이라는 한계는 티켓 판매 금액을 한 없이 낮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막대한 제작비만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돼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역 오페라단이기 때문에 중앙에 비해 기업에나 단체의 지원과 후원이 전무한 것은 창작열을 가로막는 큰 벽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무대에 많은 작품을 올렸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아무래도 1990년 창단공연이었던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타카나'라는 단막 오페라다. 지역에서 오페라의 구색을 완벽하게 갖춘 첫 공연이었는데 관객들이 공연 후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당시 이봉학 시장님을 비롯한 시민들이 공연 후 무대 세트를 만져보며 감탄하던 기억, 그리고 호응에 힘입어 다음해에 무료공연이 마련됐던 것, 오케스트라 자리가 없어 앞쪽 좌석 세 줄을 뜯어냈던 일 등 여러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창단공연이 한 마디로 대박 났었다.(웃음)


-20년 동안 오페라단이 유지될 수 있었던 원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도 창단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는 분들이 계신데, 창단공연을 통해 오페라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던 것이 큰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의 힘이 컸는데, 오페라단 시작부터 사무국 9명의 직원이 모두 가족이었다. 인건비 부담이 적었던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나오는 팀워크가 큰 힘이 됐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과 향후 계획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12월에 예산지역의 실화인 `의좋은 형제'를 모델로 한 뮤지컬 `굿 브라더스'를 준비 중이고 내년에는 대백제전에서 태안 마애삼존불상을 소재로 한 `백제의 미소'라는 작품을 올릴 계획이다. 물론 오페라도 하겠지만 앞으로는 음악적 뮤지컬 창작에 비중을 둘 생각이다. 특히 충남 16개 시·군의 역사와 문화를 창작작품으로 하나하나 짚어갈 생각이다. 이미 당진의 김대건 신부나 태안의 별주부전, 예산의 의좋은 형제를 했고 내년에는 청양 지역의 `장승'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앞으로 단 하나 소망이 있다면 300석 규모의 소극장을 지어서 16개 시·군의 작품을 상시 공연하는 것이다.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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